배우 이야기. “이동휘 캐스팅은 힘들었다. 그 분이 너무 바빠서. 영화 3개에, 드라마 ‘앙투라지’까지. 배우입장에선 한 번에 캐릭터 3개 이상을 하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힘들다.” 이동휘 소속사로부터 바쁜 스케줄 때문에 처음에 거절당했단다. 하지만 이동휘 배우가 대본을 읽고 나서는 너무나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하였다고. 유 피디로서는 “0순위 배우와 작품을 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고 말한다.
“정소민은 이미 단막도 해봤고, 미니시리즈로 해본 친구라 다시 단막을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적극적으로 임해주어 무척 고마웠다. 인물을 탄탄하게 준비해 오고 현장에선 굉장한 집중력 보여주었다.”고 칭찬한다.
드라마스페셜 한편은 보통 7일차 촬영이란다. “한 작품으로 끝내기 너무 아까운 배우들이다. 이 둘을 데리고 내일 당장 새로운 장면을 찍고 싶다. 고맙고 뿌듯했다. 두 배우와 제가 원하는 바가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 작품이다.”고 말한다. “다른 배우들도 그랬다. 이번 캐스팅은 이대로 한 6개월을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
“야한 장면 더 많이..”
태남 선생님은 ‘장군부인의 위험한 사랑’ 1권을 다 읽고는 마지막 장 여백에 “야한 장면 더 많이”라는 소감을 쓴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댓글이다.
유 피디 “대학 다닐 때 과방에 가면 잡기장 같은 게 있었잖은가. 많이들 주절주절 자기이야기 썼던 기억이 있다. 인터넷 생긴 직후까지도 잡기장은 지속됐다. 그게 인터넷 게시판 문화, 댓글 문화의 시초가 아닐까. 고등학교 때는 남녀합반이었는데 잡기장(낙서장) 문화가 있었다. 연재를 하기도 하고, ‘구라를 푸는’ 애들도 있고, 화살표해서 한 마디씩 덧붙이는 아이들이 많았다. 요즘 댓글이란 게 그 문화를 닮아간 것 같다. 그 장면은 인터넷 댓글 문화를 차용했다기 보다는 원래 있던 문화였다. 잡기장에 코멘트 붙이고 주석 다는 문화.”
드라마스페셜과 KBS
해마다 ‘드라마스페셜’의 존폐여부가 뉴스가 된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면 ‘소중한 드라마의 생존’을 축하하는 기사가 나온다. 질문이 이상하지만 해 봤다. “드라마스페셜, 꼭 필요한가?”
유 피디 대답. “공채 시스템으로 인력을 키우는 조직에서는 단막극은 있어야만 하는 지점이 있다. 모든 스태프. 연기자, 작가, 연출이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조직운영 차원에서 꼭 있어야 되는 R&D 부서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숨을 고르더니, “그걸 떠나서. 단막극은 TV영화 장르로서의 가능성, 소재 측면의 자유로움, 내적 집중력, 연속물이 아닌 지점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 구조가 있다. 장르 다양성을 생각하면 꼭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해마다 산통을 겪을까. “영화처럼 수익루트를 못 찾은 거죠. TV 광고수익은 전(前 )회를 보고, 다음 회 광고가 붙는 구조이다. 단막극은 완성도를 떠나 이런 TV광고구조에서 맞지 않는 형식이다. 다른 수익구조를 찾아야 하는데 KBS가 그러질 못했다.”고 말한다.
“단막극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루트가 분명히 있을 텐데. 대한민국 드라마산업차원에서 큰 손해라고 본다.”고 덧붙인다.
단막극 만들었으니, 장편 계획은? “단막극은 ‘액자가 된 소녀’, ‘머리 심은 날’, 그리고 ‘빨간 선생님’까지 세 편을 연출했다. 세 편이 다 멜로가 핵심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장편을 하게 되면 어차피 계속 멜로만 하게 될 것 같아서. 장편을 하게 되면 좋은 사랑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여태 없었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박재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