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태일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가 11일(목) 2시 CGV용산아이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개최했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2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전태일 추모 주간에 맟춰 진행된 이날 언론배급시사회에는 홍준표 감독과 ‘태일’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배우 장동윤, 그리고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가 참석했다.
홍준표 감독은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 전태일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에 대해서 다뤄야 하는데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세대로서 처음에는 상당히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받고 전태일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보니까 단지 우리가 열사의 이미지만 갖고 있었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각으로 조금 더 젊은 청년의, 이십 대 초반의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면 또 다른 시각으로 다음 세대에도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출을 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장동윤 배우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욕심이 있었다. 그리고 전태일에 대해 평소에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전태일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태일이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심재명 대표는 “<태일이>를 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음을 품은 지 매우 오래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가 나와서 꿈을 접었다가 <마당을 나온 암탉> 성공 후 그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용기를 얻게 되었다. 여기에 최우철 만화가의 <태일이>라는 원작이 있다. 그걸 보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 영화산업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계속하고 싶다는 도전의 마음으로 제작을 결심했다”며 <태일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홍준표 감독은 전태일 관련 다양한 문화 컨텐츠 중 애니메이션 <태일이>만의 차별화에 대해 “애니메이션은 일단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각적으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라, 무거운 이야기도 너무 무겁지 않은 화법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 있어서 전태일에 대해서 많이 아시는 분들도 그렇고 모르시는 세대들도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를 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쉽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전 세대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태일이>를 그리고자 했음을 전했다.
장동윤 배우는 캐릭터 준비 과정에 대해 “전태일 평전을 찾아 읽었고, 재단에 가보기도 했다. 평소에 정말 글을 많이 쓰셨다는 걸 알았고, 글을 통해서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았다. 직접 쓴 글들을 읽다 보니 태일이가 많이 친숙해졌다”라고 전한데 이어, 실존 인물 연기에 대해서도 “전태일은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기도 했다. 업적이나 위인적인 측면에 집중을 하기보단 인간 전태일이 어떻게 일생을 살아왔는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전태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표현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심재명 대표는 목소리 캐스팅 비화에 대해 “장동윤 배우는 태일이 목소리 연기를 누가 할 것인가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배우였다. 대학생 때 강도를 잡아서 뉴스에 나온 걸 보고 정의로운 청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나중에 좋은 연기자로 성장한 것을 보고 다른 이견 없이 장동윤 배우에게 제안을 드렸다. 염혜란 배우도 정말 훌륭한 연기자이고, 이소선 여사의 삶을 많이 이해해주실 것 같았다. 진선규 배우도 워낙 전태일이라는 인물이 자기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랑이라고 누누이 이야길 하셨다”고 밝히며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홍준표 감독 또한 “장동윤 배우가 대구 출신이어서 사투리 연기가 되신다. 사투리 쓰는 장면이 최대한 자연스럽기를 바랐고, 그런 부분에서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장동윤 배우는 “영화를 보니 마지막에 많이 뭉클하고 눈물도 많이 났다. <태일이>는 어떤 전태일이 행한 업적을 부각시키는 영화가 아니라 살아온 인생을 쭉 그려주고 또 그런 인간적인 측면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따뜻함도 느끼고 깊은 울림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심재명 대표는 “전태일이 살아계셨다면 73세 노인이셨을 텐데 그분이 영화를 봤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한국 사회에 있어서 노동운동의 상징이자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노동자의 삶을 다시 한번 많은 분들에게 환기시켰던 그러면서 또 아주 따뜻하고 착한 아름다운 우리 곁의 친구 같은 청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삶을 또 저 역시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그랬으면 좋겠다”라며 <태일이>가 지니고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한 명필름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전 세대에 따뜻하고 벅찬 감동을 전할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12월 1일부터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