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 (주)시네마달 제공
오는 25일 개봉 예정인 영화 '라임크라임'(감독 이승환, 유재욱)은 환경도, 성적도, 성격도 다른 두 고등학생의 힙합 연대기를 그린 청춘물이다. 극중 다세대촌에 살고 힙합을 좋아하는 소년 송주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이민우는 힙합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같은 반 친구 주연(장유상 분)과 함께 같은 꿈을 꾸는 청춘으로 등장한다. 실제로도 힙합인인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 더불어 연기에 대한 열정까지 불사르며 작품에 임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와 함께 마치 그의 유년 시절과도 비슷한 송주의 힙합 연대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영화 '라임크라임'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연기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동경심만 있어서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연락을 주셔서 처음에는 바로 진행하는 줄 알고 좋아했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걸 알았고 결정하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내 성격이 하고싶은건 해봐야지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냥 도전해 본 것 같다. 오디션을 동국대에서 했는데 그 앞에서 거의 30분을 긴장하면서 고민하고 서성거렸던 기억이 난다.
Q. 유재욱, 이승환, 두 감독과 동시에 작업을 하게 됐는데 그 경험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이런 작업 방식이나 속도가 당연한 줄 알아서 별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촬영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휴식기가 있었는데 그때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촬영하기 전까지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역 오디션들도 보러 다니고 다른 촬영들에 참가했다. 하다 보니 감독님들이 엄청 꼼꼼하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 연기로 도전한 촬영장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빠르게 흘러갔다고 하면 제가 연기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과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끝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Q. 여담이긴 하지만 K.I.S 뜻을 계속 찾으려고 했는데 검색에 안 나오더라. 어반 딕셔너리에 쳐봤는데 'KEEP IT SAFE'라는 뜻으로 나오는데 이게 맞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이름까지 검색해 주시고 찾아봐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KIS라는 이름이 처음에 Kozue In Seoul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뭔가 멋있고 싶어서 칸예 웨스트, 트레비스 스캇, 머신 건 켈리 같은 긴 이름을 택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만화 한마바키의 여자친구가 코즈였고 만화에서 주인공이 각성을 하게 도와주는데 나에게도 그런 존재가 서울에 있다는 의미로 지었다. 그런데 내가 무명이다 보니 일단 외우기 쉽게 약자 KIS로 했어요. 발음도 키스가 떠올라서 쉽게 기억해달라는 이유였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장유상 배우와는 촬영장에서 실제 관계가 어땠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는가?
촬영 내내 사실 어렵다는 기분이 없었다. 워낙 편하게 해줬고 비슷한 동네에서 자라서 유대감도 있었고 많이 알려주셨다. 지금도 '라임크라임' 멤버들끼리 종종 뭉쳐서 보고 있다. 코로나라 예전보다는 자주 못 만나서 아쉽다.
에피소드는 나 혼자만의 에피소드인데 촬영 중 다리 밑에서 햄버거를 먹기 위해 맥가이버 칼로 버거를 자르는 신에서 내 손도 같이 베였는데 그때 촬영장에서 다치면 잘 된다던데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소심해서 아무한테도 안 말했던 기억이 있다.(웃음) 그리고 상희 패거리랑 삥 뜯는 장면에서 경찰분이 진짜로 오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이민우 ⓒ (주)시네마달 제공
Q. '라임크라임'은 음악을 통해 서로와 공명하는 관계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의 본인도 의미가 많이 담긴 노래가 있는지, 그것이 혹시 힙합이 아니라도 다른 장르여도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누구라도 그런 음악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내가 음악을 시작했던 이유이기도 하고 지금도 나의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내가 두 번째로 냈었던 싱글에 'It’s cold'라는 곡이 있는데 용기 있게 그냥 내 감정을 써봤던 곡 같다. 그리곡 개인적으로 언터처블의 '베인'을 들으면 아직도 가끔 눈물 난다. 사실 그런 음악이 많아서 딱히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
Q. '라임크라임' 속에서 성적도 가정환경도 다른 두 아이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 공감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연기를 떠나 본인도 실제 경험에서 친구들과 '라임크라임'처럼 공감하고 연대했던 기억이 있는가?
나도 그랬던 기억이 많아서 사실 작품을 하는데 많이 공감이 많이 갔다. 엄청 차이가 나는 환경의 에피소드는 없지만 학창 시절 때는 친구들이 전부처럼 느껴지고, 그러한 경험들은 모두에게 대부분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연기를 너무 잘 해서 그런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실 것 같은데 혹시 도전하고 싶은 다음 역할이 있는지, 장르가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부끄럽다.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주실 때마다 감사하고 민망하다. 한편으로는 욕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정석적으로 뭔가 배우고 한 것이 없는, 그냥 느껴진 것을 연기하거나 다른 분들의 연기를 겨우 흉내 내면서 배우는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고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 어떤 역할을 가릴 수준은 안되지만 어릴 때부터 범죄 스릴러를 가장 좋아했는데 주제넘지만 '아메리칸 싸이코'의 크리스찬 베일 같은 연기를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