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들의 잠수 일지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그 날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로그북>이 언론시사회를 갖고 개봉 채비를 마쳤다.
10일(수)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는 복진오 감독과 함께 강유성, 김상우, 배상웅, 한재명 잠수사가 자리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로그북>은 세월호 참사 당시 누구보다도 먼저 바다에 뛰어들었던 민간 잠수사들의 잠수 일지인 ‘로그북’을 바탕으로 처참했던 현장의 기억과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또 다른 아픔을 간직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7년 만에 <로그북>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앞둔 복진오 감독은 “많이 부족하고 많이 거친 영화이다. 오랜 시간 좀 더 다듬고 멋지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잠수사분들의 삶을 왜곡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제가 기록하고 제가 느끼고 제가 본 것들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날 바지선에 언론이 통제된 상황 속에서 자신이 유일한 기록자로서 올라타게 된 일에 대해 “처음부터 승선을 허락받은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설득했고, 내가 다이버 일을 했었다는 사실에 마음을 많이 열어주셨던 것 같다. 원래는 하루 이틀만 기록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바지선에 올라타니 스스로 전쟁터에 발을 디디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바다 속으로 온 몸을 던지는 잠수사분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울리더라. 그래서 좀 더 길게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바지선 컨테이너 한켠에 자리를 내어주어 이렇게 영화가 탄생될 수 있었다”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유성 잠수사는 “처음 구조 수색 작업을 들어갈 때 해경을 통해 비밀 유지 각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 당시에는 외부에 유출이 되지 않도록 통제가 많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떠도는 잘못된 이야기들에도 입을 다물고 있게 되더라. 사실이 아닌 것들이 오도되는 경우들을 두 눈으로 보니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최소한이라도 우리가 한 행위들은 우리가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영화 <로그북>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복진오 감독은 “실제로 바지선 위의 많은 잠수사들은 내가 촬영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의도한 바이기도 했고, 최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아주 작은 카메라 한 대만 챙겨 최대한의 거리를 두고자 노력했다”라며 촬영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복진오 감독은 “영화 <로그북>은 단순한 그 날 잠수사들이 했던 어떤 행위에서 나아가서 한 개인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것을 누군가가 보고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 나눈다면 그것은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가 되고 그것이 또 여러분들의 가슴 속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버티고 함께 살아가는 그 모습이 어떨 때는 슬프지만 그것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법, 세월호를 잊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로그북>은 오는 11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