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애플과 함께, 닥터 브레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한 성공으로 한국 산(産)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세계적인 OTT업체인 애플TV+가 지난 주 한국에 공식 런칭하며 선보인 첫 번째 한국콘텐츠는 김지운 감독의 [닥터 브레인]이었다. 전 회차 동시공개라는 마케팅전략을 펼치는 넷플릭스와 달리 애플TV+는 매주 한 편씩 공개하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닥터 브레인]은 남다른 감성을 가진 뇌(腦) 과학자 고세원이 타인의 뇌를 스캔하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메디컬심리추적극이다. 지난 주 전체 6부작 중 1편이 공개된 [닥터 브레인]에서 주인공을 맡은 이선균에게 ‘애플’과 함께한 ‘닥터 브레인’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선균은 [기생충]으로 한류콘텐츠의 위상을 몸소 체험한 배우이기도 하다.
Q. [오징어게임] 다음으로 글로벌한 주목을 받고 있는 [닥터 브레인]에서 주인공을 연기한다. 이미 [기생충]으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해외에서 실감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선균: “[기생충]으로 큰 영광을 누렸다. 이번엔 애플TV+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부담감 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넷플릭스는 이미 3~4년 서비스를 하면서 영화팬에게 융화된 것 같다. 애플은 이제부터 알아가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애플을 통해 한국드라마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Q. [닥터 브레인]은 세계적인 감독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다.
▶이선균: “염원했던 김지운 감독과 작업하게 되어 기쁘다. 어렸을 때부터 김지운 감독 영화를 즐겨봤다. 예상했던 만큼 디테일이 뛰어났다. 고세원 캐릭터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포인트를 짚어줘서 연기할 때 큰 의지가 됐다. 결과물을 보고 감사하다."
Q. 극중 고세원은 타인과의 공감력이 제로였다가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의 뇌를 읽게 되고, 조금씩 변한다. 어떻게 연기를 펼쳤는가.
▶이선균: “고세원은 감정을 못 느끼고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연기의 톤을 잡는 게 어려웠다. 감정이 전혀 없는 모습에 연기의 초점을 맞추면 작품이 드라이해질 것이다. 감독과 의견을 나누면서 감정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감정을 어느 정도씩 학습해 가는 것으로 연기의 톤을 잡았다. 조금 우울하게. 현장에서 김지운 감독은 말이 별로 없는, 조용한 타입이었다. 그 모습을 따라하면 될 것 같았다.”
Q. 애플TV+에서는 지난 주 1회가 공개되었다. 어떻게 보았는지.
▶이선균: “애플은 매주 한 편씩만 공개하더라. 그래서 맛만 보고 끝난 것 같다며 원성이 주위에 자자했다. 그래도 첫 회는 몰입감 있어 재밌게 보았다고 하더라. 나는 애플이 제공해 줘서 마지막 회까지 다 봤는데, 2화부터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재밌다. 특히 매회 궁금증 유발하는 엔딩이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Q. 원작 웹툰이 뇌 과학을 다룬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렵지 않았는지.
▶이선균: “처음 접하는 장르이고, 독특한 캐릭터여서 이질감을 느꼈었다.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뇌를 스캔하여 그 사람의 특성을 갖게 될 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했다. 전적으로 감독님에게 의지했다. 잘 표현된 것 같다.”
“초고는 더 어려웠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대본이었다. 각색 과정을 거치면서 쉬워진 것이다. 1화만 어렵지 2화부터는 기억 추리극 형태로 진행되어 감상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원작과는 달리 범죄스릴러에 뜨거운 가족이야기가 있다.”
Q. 극중 조사원 이강무를 연기한 박희순과의 연기호흡을 어땠나.
▶이선균: “박희순 선배는 오랜 동료이다. 형이 넷플릭스 ‘마이네임’ 촬영 끝내고 ‘닥터 브레인’에 합류했었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게 되어 기뻤다. [마이네임]을 통해 형이 많은 관심 받는 것도 기쁘다."
Q. 해외진출이나 해외프로모션을 위한 준비는 하고 있는지, SNS는?
▶이선균: “영어는 정말 영원한 숙제 같다. ‘기생충’으로 해외 프로모션을 다녀올 때마다 나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영어공부해야지 마음먹어도 바로 다음 작품 들어가게 되더라. 평생 반복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시도하려고 한다. SNS계정은 오래 전에 만들었지만 나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노출시킨다는 게 부끄럽다. 틈틈이 해시태그로 내 이름과 닥터브레인을 검색해본다.”
Q. [기생충] 이후 다시 한 번 K콘텐츠로 주목받는다.
▶이선균: “최근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솔직히 [기생충] 때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 2년 만에 한국콘텐츠가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다. 방탄소년단 음악부터 시작해서. 영화 [기생충] 등 관심이 겹겹이 쌓인 것 같다. 이제 OTT 플랫폼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한국의 흥과 한국의 문화를 좋게 봐주는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의식도 한 몫 한 것 같다. 그들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이게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Q. 연기자 입장에서 OTT의 대공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선균: “코로나로 극장이 힘든 상태인데, OTT가 채워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OTT에는 오리지널 영화도 있지만 시리즈가 대부분이라서 긴 호흡으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 연기자 입장에서는 집중력과 지구력, 체력도 필요한 것 같다. 기존 공중파 드라마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OTT는 기존의 드라마와 영화가 가진 각각의 장점이 합쳐진 것 같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그래도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은 있을 것이다. OTT와 극장 문화가 상생하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Q. 차기작품 소개해 달라.
▶이선균: “추창민 감독의 [행복의 나라]를 지방에서 찍고 있다. 조정석, 유명우 배우가 출연한다. 찍어놓은 것은 [킹메이커]는 올 연말 개봉될 것이다. 너무 반갑다. 또 다른 작품 [사일런스]는 후반작업 중이다. 지금 공개를 기다리는 영화가 너무 많아 [사일런스]는 언제 개봉될지 모르겠다.”
한편 이선균을 비롯해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이 열연을 펼치는 애플TV+의 '닥터브레인' 2회는 12일(금)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