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고수 성유빈의 연애 하수 이야기가 담긴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극장을 찾아온다.
오는 17일 개봉 예정인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는 인생의 위기를 맞은 여러 인물들의 관계를 담은 영화로 극중 성유빈 배우는 이혼한 부모를 둔 아들 성경 역으로 등장한다.
부모님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첫사랑의 아픔으로 인한 상처로 온 세상이 아리게만 느껴지는 그의 모습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나이대와 상관없는 유년 시절의 아픈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극중 이미지와는 반대로 굉장히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는 사랑에 대해 깊은 이해도를 지니고 있었으며 연애뿐만 아니라 현재 임하고 있는 연기와 걸어가고 있는 인생에 대한 확고한 다짐을 지닌 청년이었다. 그와 함께 작품 속에 담긴 성경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실제 연애 이야기까지 들어봤다.
Q. '장르만 로맨스'는 다채로운 매력이 많은 작품이다. 어떤 매력에 끌려 출연하게 되었는가?
대본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 이외에도 다른 계기는 안 해본 장르의 대본이었다는 점이다. 이때까지 해왔던 역할과는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다. 캐릭터가 마냥 밝은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내용 자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Q. 전작들과는 다른 10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었다. 처음 해 보는 캐릭터에 있어 자신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보다는 못하지 않게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 걱정도 많이 했지만 내가 연애를 해본 경험 안에서 나와 비슷하게 겪는 부분들이 있더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겪고 있던 것들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에서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많은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췄다. 조언이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가?
류승룡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너무 잘 하시기에 내가 연기하는 결과 선배님의 결이 맞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결과는 상관없이 호흡을 맞춰나가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아예 처음이다 보니 선배님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참고하며 했다.
Q. 아마 극중 출연진들 중에서 순모(김희원 분)와 경쟁할 만큼 우는 장면이 많았던 캐릭터이기도 한 것 같은데, 눈물 연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항상 감정 연기를 하면서 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컨디션이 좋아서 잘 나올 때가 있는가 하면 너무 안 나와서 시간이 더 필요한데 촉박하다 보면 안 될 때도 있어서 그때그때 도박 같은 느낌이다. 하면 할수록 감정 연기가 경험이 쌓이다 보니 덜 힘들어지기 했다. 그래도 여전히 힘들다. 최근에 했던 영화 중에 가장 감정 신이 많다고 봐도 무방했다. 힘들 때마다 류승룡 선배님이 옆에서 많이 도움을 주셨다. 보통은 혼자 구석에 가서 침울하게 있는 편인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도 도움이 많이 됐다.
Q. 이유영 배우와 같은 동네에 사는 유부녀와 고등학생이라는 관계로 만나 친해지는 과정이 나오는데 두 분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맞아졌다. 현장에서 소통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소통이 잘 됐다. 실제 모습과 이유영 선배님의 캐릭터가 다르다 보니 컷 하면 부끄러워하시면서도 호흡이 잘 맞았다. 장면 자체가 노는 장면이 많아서 놀면서 촬영을 많이 했다. 대화는 많이 안 해도 내적 친밀감이 높았다.(웃음)
Q. 동네에서 만난 유부녀에게 짝사랑에 빠지는 서사는 사실 실제 상황으로 생각해 보면 파격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내용과 상관없이 만약 실제 본인이었다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내렸을 것 같은가?
간직하고 넘겼을 것 같다.(웃음) 어떻게 할 수 있지는 않다. 실제 나라고 하면 그 사람한테 말을 거는 배포는 안 되는 것 같다. 아마 좋은 추억 정도로 넘기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지 맞는 것일 수도 있다. 추파를 던지는 건 안 한다기보다는 못 할 것 같다.(웃음)
Q. 가슴이 타들어갈 것 같이 아프다며 엉엉 우는 장면이 나이대와 상관없이 첫사랑을 겪어본 모든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성유빈 배우는 첫사랑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엄청나게 실제로 겪어본 것 같은 연기라 궁금하다.
있다.(웃음) 없으면 그런 것 못 한다.(웃음) 그 장면 보면서 대사가 많이 마음에 남더라. 아프다. 타들어 가는 것 같다. 숨쉬기 힘들다까지 추가하면 좋았겠지만 딱 그 삼박자였던 것 같다. 엄청 좋아하기도 해봤고 엄청 상처받기도 해봤고 성경이 캐릭터에 반영이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겪어본 감정이니까 얼마 전 일이라 공감을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 공감이 갈 수 있게끔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했다.
Q. 그렇다면 본인은 실연을 극복하는 방법에 있어 어떤 조언을 던지고 싶은가?
조언을 한다고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웃음) 나는 그냥 아플 때 억지로 이겨내려고 하지 않고 내가 힘든 만큼 힘들어하고, 예를 들어 운다고 했을 때 하루 종일 울고 그러면 오히려 후련해지는 것 같다. 감정을 억지로 막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좋은데 그러기 힘든 상황이라면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Q. 본인의 데이트 장면이 나올 때마다 케이윌의 '오늘부터 1일'이 나오는데 가사가 '못생긴 애들 중에 내가 제일 잘생긴 것 같아'여서 너무 웃겼던 장면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본인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웃음)
나도 정말 재밌다고 생각한다.(웃음) 하지만 저 가사말에는 공감을 못하겠다.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 별로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최고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너무 웃기다고 생각하는 것이 성경이를 대입해서 생각해 보면 웃음벨이다.(웃음) 정원이랑 데이트하면 나 정도면 이 사람 꼬실 수 있다는 느낌이지 않나. 노래 연습할 때 가사를 본 적 있는데 웃기다고 생각한 적 있다. 고백을 한다면 오늘부터 1일이라는 노래는 절대 안 쓸 것 같다.(웃음)
Q.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최상의 고백 방법은 무엇인가?(웃음)
관계를 잘 쌓다가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이벤트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긴 하다. 용산역의 두 번째 칸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웃음) 이런 것보다는 진심 어린 말과 분위기가 갖춰져야 될 것 같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상한 짓만 안 하면 될 것 같다.
Q. 아직 나이가 어린 배우다 보니 앞으로도 다양한 행보가 기대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그러한 혼란스러운 가정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성장하는 바른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는 불량 학생의 모습도 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심각한 반항 연기에 대한 갈증은 있는가?
이를테면 불량 학생이나 반항적인 이미지라고 떠오르는 배우들은 여럿 있다. 박정민 선배님을 봤을 때 그런 연기를 잘 하시는 분 같다. 그런 연기도 잘 하시는데 다른 연기도 잘 하시는 것 같다. 그분을 보면서 불량하고 바람기 있는 역할을 했을 때 찰떡같이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잘 하고 싶다. 열심히 할 것이다. 갈증은 있는 것 같다.
Q. 장르의 경우,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특별히 있는가?
하고 싶은 작품의 장르가 있긴 하지만 '윤희에게' 같은 작품을 정말 좋아한다. 차분하면서도 감정선도 뚜렷하다. 내용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단순한 내용은 아니다. 눈이 내린다는 표현과 잘 어울리는 감정의 영화를 하고 있다. 그런 작품을 다시 하게 된다면 감정선을 더 끌고 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안 해본 장르 중에서는 '나이브스 아웃' 같은 영화를 해보고 싶다. 구성이 그런 영화를 원한다기보다는 개성 있는 추리물이나 색깔이 뚜렷한 영화를 해보고 싶다. 극 같은 영화다. 연기적으로도 내가 만들어냄에 따라서 캐릭터가 달라질 것 같다. '윤희에게'는 내가 표현해야 하는 느낌이 보이는 영화인데 그런 종류의 영화는 내가 만들어내는 개성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