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양국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임진왜란 1592’가 지난 3일, 5부작 중 첫 편 ‘조선의 바다에 그가 있었다 -上’을 방송한 후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5부작 한국에서 찍은 1,2,3편을 연출한 김한솔 피디를 만나 <임진왜란 1592>가 시청자에게 뜨겁게 전해 주려한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물어보았다.
동아시아, 중세의 전쟁 '임진왜란'
김한솔 피디는 ‘임진왜란’ 이야기를 다루는데 중국 CCTV와의 합작이 순조로웠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이순신 장군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에게도 이순신은 유명한 조선의 역사인물이더다. 2014년 12월경에, 중국 광저우에 열린 필름페스티벌에서 처음 임진왜란 드라마관련 피칭에 나섰었다. 그때 많은 중국기자들이 이순신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세계보편적인 시청자코드란 게 존재한다. 피칭 현장에는 미국의 히스토리채널 관계자도 있었는데 우리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였다. ”
김한솔 피디는 <임진왜란>이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구유럽인들은 전쟁이야기를 좋아한다. 중세이야기를 좋아한다. 특히, 동양의 이야기에 열광한다. 그럼, 임진왜란만큼 소구력 있는 스토리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덧붙인다.
김한솔 피디가 <임진왜란>의 이순신을 택한 것은 순전히 ‘필이 꽂혔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궁금했다. 분명 슈퍼맨처럼 혼자 싸운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순신과 함께 한 사람들. 이순신의 주변에 있던 그들은 이순신을 대신해서 모두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순신처럼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이순신과 조선의 그들
김한솔 피디가 이순신 장군에게 무릎 꿇은 것은 어느날 새벽인 모양이다. “이 작품을 준비하며, 책과 자료더미에 파묻혀 있었는데 새벽 2시 30분. 왕에게 올린 이순신 장군의 ‘임진장초’를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순신 장군은 선조에게 ‘삼가 아뢰옵니다.라며 그날의 전투전황을 보고했다. 그 1/3이 전투상황이었고 나머지는 함께 싸운 사람들의 이름과 전공 나열이었다. 그 안에는 종, 노비들의 이름과 전적이 주욱 나열된 것이다. 내가 소름이 돋은 순간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순신 자신의 전공을 내세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리더로서의 훌륭한 점이다.”고 말했다.
김한솔 피디는 임진장초에 등장하는 ‘전사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다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내가 연출을 맡은 1,2,3편은 사실 ‘이름 3부작’이라고 스스로 명명하고 싶다. 서양 선교사가 쓴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내 이름은 역사에 영원불멸하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단다. 그는 6번이나 이름을 바꾼 풍운아이다. 신분상승을 거듭하며 그 자리에 올랐고,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영원불멸의 이름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1592>에서 이순신은 자신과 함께 전쟁을 치른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이것은 이름에 대한 전쟁인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편과 2편의 부제인 ‘조선의 바다에 그가 있었다’에 대해 속내를 밝혔다.
“물론 ‘그’는 이순신이다. 그러면서 극이 진행되면 이기남, 나대용 등, 이순신과 함께 싸운 사람들의 대명사가 된다. 물론, 물건인 거북선이 ‘그’이기도 하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른 것이 다시 이순신에 귀착되는 것이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드라마를 유심히 보게 되면 이기남도, 나대용도, 격군실의 수병들도 죽을 때 이름을 연명한다.
김한솔 피디는 “‘이름 3부작’으로 이 작품을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한솔 피디는 시청자들이 <임진왜란 1592>를 어떻게 보기를 기대할까.
“‘이거, 진짜야!’라는 심정으로 이순신의 해전을 담았다. 시청자들도 방송을 보는 순간 ‘이게 진짜다’라고 생각하고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1592년 당시, 조선의 그 사람들은 그렇게 싸웠다.”
<임진왜란 1592>는 팩츄얼드라마이다.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