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7월, 중국 시진핑 주석의 한국방문에 맞춰 한중간 방송 및 디지털콘텐츠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방송다큐 공동제작 업무협력(MOU)’이란 게 체결되었다. KBS는 CCTV와 드라마 ‘임진왜란’을, MBC는 CCTV와 기후변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공동제작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2년의 작업 끝에 옥동자가 탄생했다. KBS는 <임진왜란 1592>를 완성하고 지난 3일(토) 1편을 방송했다. 이순신 장군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거북선을 출격시켜 왜군을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방송을 앞두고 지난 1일(목), KBS출입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IFC몰 멀티플렉스관 CGV여의도의 가장 고급스런 상영관인 프리미엄관에서는 <임진왜란 1592>의 시사회가 열렸다. 빨간 가죽 시트는 너무나 고급스러웠고, 빵빵한 사운드는 영혼을 다 울릴 기세였다.
이날 5부작 <임진왜란 1592>중 2편 ‘조선의 바다에는 그가 있었다 下’편이 상영되었다. 시사회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한솔 피디는 “제작비가 얼마인지 알게 된다면 눈물을 흘릴 것이다.”고 말했다. 하루 지나, 김한솔 피디를 직접 만나 <임진왜란 1592>와 이순신, 그리고 CCTV와의 공동제작에 대해 물어봤다.
먼저 제작비를 물어보자 김 피디는 “제작발표회 때 한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전쟁을 그린 팩추얼 드라마는 돈이 많이 든다. HBO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1500억 원,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만든 초한지‘가 480억 원 들었다. 그에 비하면 우리 작품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적게 들었다는 것이다. 적은 제작비지만 그에 버금가는 스펙터클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로 완성시켰다.”고 말했다. 역시 한국은, KBS는 저비용 고효율의 대가이다. 참고로 김피디는 경영과 출신이란다.
CCTV와의 합작은 어땠나? 돈은 우리가 내고, 그쪽은 엑스트라를 동원하는 방식인가?
“드라마 만들 때 업무를 분리한다는 것이 기계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번에 한번 진짜 세게 합작해보자는 컨센서스가 처음부터 있었다. 대본회의부터 같이 했다. KBS가 많이 리딩한 셈이다. 임진왜란에 대해서는 저쪽보다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고, 사료가 많으니까. 우리가 리서치하고 대본 써서 보내고, 만나서 협의하고 그랬다. 촬영부분을 나눴다. 크게 보아 우리는 일본과의 수전, 해상전쟁을 맡았고, 중국은 명나라 자금성 장면, 육상전투 장면을 담당했다.”
한중 동시방송이 아닌데. 사드 때문인가?
“사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2년 동안 준비하며 계약서도 있다. 방송시간을 조율할 때 우리는 ‘방송의 날’(9월 3일) 특집으로 낼 것이라고 했고, 중국은 ‘장정 80주년’ 특집극으로 내보낸다고 했다. 중국에게는 장정이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방송하고, 중국이 내보낼 때 한 번 더 내보낼 예정이다.”
장정, 혹은 ‘대장정’(大長征)은 중국 공산군(紅軍)이 중국대륙을 두고 장제스(장개석)의 국민당과 건곤일척의 대결을 펼칠 때 마오쩌둥(모택동)의 지도 아래 혁명근거지를 동남부에서 서북부로 옮기는 대규모 군사이동 작전을 말한다. 1934년부터 홍군은 추격해 오는 국민당군과 싸우며 18개의 산맥을 넘고 24개의 강을 무려 15,000킬로미터를 이동하여 서북 지방의 싼시성에 도달했다. 올해가 그 80주년으로 중국은, 그리고 CCTV는 심혈을 기울여 그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올 10월 말이나 11월초에 방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진왜란1592 1회 ‘조선의 바다에는 그가 있었다 上’편은 9.8%의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