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강릉국제영화제(GIFF 2021)가 어제(31일) CGV 강릉 8관에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을 개최하고, 국제장편경쟁 수상작 및 단편영화 제작지원 선정작을 발표했다.
강릉국제영화제 국제장편경쟁 부문은 작년에 신설된 경쟁섹션으로, 올해는 출품작 547편 중 55: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10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조선희 작가, 김태용 영화감독, 이디르 세르긴 아시드 칸 공동위원장 등 국내외 저명한 심사위원단은 엄중한 심사를 통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세 부문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했다. 작품상은 마노 카릴 감독의 <이웃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은 데네스 나지 감독의 <내츄럴 라이트>, 각본상은 카베 마자헤리 감독의 <보톡스>가 각각 수상했다. 작품상에는 상금 2천만 원, 감독상과 각본상에서는 각각 상금 1천만 원이 수여 된다.
작품상을 수상한 <이웃들>은 어린 쿠르드 소년의 눈을 빌려 근본주의의 폭력적 본질에 대한 통찰을 던지는 작품으로, 감독의 자전적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씁쓸하고 달콤한 유년 시절에 대한 회고적 시선은 현재 진행형인 시리아의 비극과 중첩되며 여전히 시의성을 가진 문제를 향한다.
감독상을 수상한 데네스 나지 감독의 <내츄럴 라이트>는 헝가리 작가 팔 자바다의 동명 장편 소설 중 일부를 각색해서 만든 작품이다. 인간은 어떻게 폭력의 도구가 되는지 2차 세계대전 중 전쟁 범죄를 통해 그려냈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작이다.
각본상을 차지한 카베 마자헤리 감독 <보톡스>는 자폐증이 있는 동생을 무시하는 한 오빠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화로, 예기치 못한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를 탄탄한 구성으로 다룬 블랙 코미디다. 가부장적인 질서 안에서 발생한 우연한 사고로 인해 탈주하게 된 두 여인의 좌충우돌한 상황을 치밀한 구성을 통해 보여준 작품이다.
강릉국제영화제는 지역 영화 생태계에 발전에 이바지하고 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단편영화를 제작 지원한다. 올해는 총 62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그중 예심을 거쳐 10편의 작품이 본선 진출했다. 본선 진출작 중 최종 선정된 작품은 <다시 만난 세희>, <똥차타고 과속->, <장거리 연애> 총 3편이다. 세 작품에는 각 1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원하며, 제4회 강릉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할 기회가 제공된다.
송지연 감독의 <다시 만난 세희>는 강릉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즉흥적으로 생애 첫 강릉행 기차에 탑승해 강릉으로 향하는 ‘남은’의 이야기다. 이남주 감독의 <똥차타고 과속->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던 중 사건사고를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정화’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승헌 감독의 <장거리 연애>는 강릉에 사는 ‘수진’과 장거리 연애 중인 ‘민우’가 매번 서울로만 오는 ‘수진’을 위해 몰래 강릉으로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편영화 제작지원 본심심사를 맡은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애비규환> 최하나 감독, <잔칫날> 홍이연정 프로듀서는 “이번 선정작들이 새로운 방향성으로 단편영화의 지평을 넓혀 주었으면 바란다”라며 “선정 유무와 상관없이 출품해주신 소중한 작품들이 창작자에게, 또 관객에게 깊게 남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4회 강릉국제영화제는 2022년 가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