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원장 주진숙)은 26일(화)부터 러시아 필름 아카이브에서 발굴한 기록영화 10편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VOD로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에서 상영하는 기록영화 10편은 그 동안 제한적으로 공개되거나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자료들로, 10월 26일(화)부터 11월 9일(화)까지 14일간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1920년에서 1940년대까지 각 시대별 일제 치하 정책 등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한글 자막(일부 영문 자막 포함)과 함께 제공하여 당대 조선의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황해도 축산공진회>(1924)와 <동경에서(2)>(1927 추정)는 4K 해상도로 디지털화한 버전으로 일반 관객 대상 최초로 공개된다. 이에 더하여 2009년 영상자료원에서 출시한 DVD ‘발굴된 과거 네 번째: 고스필모폰드 발굴 영상 모음’에 수록되었지만 품절로 인해 감상하기 어려웠던 <총후의 조선>(1938), <조선 우리의 후방>(1939 추정), <조선의 애국일>(1940), <조선시보 제11보>(1943), <일본실록>(1943 추정) 총 다섯 편의 발성 기록영화 또한 한영자막 버전으로 이번 기획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황해도 축산공진회>, <동경에서(2)> 그리고 <온돌>은 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이 4K로 디지털화한 것으로, 보다 선연하게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해상도 덕분에 사람들의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호기심 어린 표정 등 미묘한 표정 하나 하나를 포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대 시민들이 과거에 박제된 존재가 아닌 보편적인 동시대 존재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조선 우리의 후방>은 조선총독부에서 제작한 ‘조선어 뉴스영화’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필름으로, 전시 동원 목적을 달성하자는 비장한 느낌의 후반부 조선어 내레이션이 인상적이다. 1940년대 이후에 제작된 <조선시보 제11보>와 <일본실록>은 패전이 임박한 시기 일제의 인적, 물적 자원 총동원의 민낯을 보여준다.
영상자료원이 러시아 필름 아카이브에서 발굴한 본 기획전의 상영작들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지냈던 우리 민족들의 삶과 더욱 밀접하게 조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