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한 영화 ‘그림자꽃’이 서정적인 분위기의 제목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제목 속에 담긴 의미와 비하인드가 공개되었다.
영화 ‘그림자꽃’은 10년간 한국에 ‘갇혀있는 평양시민’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다룬다. 2011년, 의사 남편과 딸을 둔 평양의 가정주부 김련희 씨는 간 치료를 위해 중국의 친척집에 갔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오게 된다. 대한민국 입국 직후 북한 송환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첩 기소와 보호관찰 대상자가 됐다.
‘기생충’이 휘황찬란한 성과를 이뤘던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때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로 올랐던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다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해봐야 할 중요한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선다.
영화의 제목인 ‘그림자꽃’은 “본래 꽃이 가져야 할 향도 색도 없는” 그림자 같은 꽃의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가족이 없는 곳에 홀로 있는 김련희 씨의 쓸쓸함을 담았다. 이승준 감독이 처음 이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을 때 제목은 ‘달의 바다’였다.
감독은 “지구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달은 한 면뿐이고, 그 반대편 달 표면은 지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다는 사실, 그 반대편 달 표면을 일컫는 용어가 ‘달의 바다(Lunar Maria)’로 사람이든, 사회든, 자연이든,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드러내는 것은 언제나 풀어야 할 숙제와 같은 것이다. 김련희 씨를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탈북자, 북한,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에 영화를 통해 김련희 씨가 정말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남북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딸을 가진 엄마가 가족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는 당부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언제는 희망에 넘쳤다가 또 다시 좌절해 포기하는 김련희 씨가 고향인 평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정말 김련희 씨가 살아야 할 곳은 남쪽인지 북쪽인지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그 물음 속에 우리는 다른 생각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비난, 반대로 점철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