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을 기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좀비재난영화 <부산행>의 프리퀄이 완성되었다.
도대체 공유가 부산행 KTX에 오르는 날 새벽, 그리고 그 전날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그리고, <부산행>에서 좀비를 퍼뜨리는 여자가 심은경이었다니. 심은경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충무로에서는 드물게, 본 영화의 앞선 시간대의 이야기를 들러주는 ‘프리퀄’이 제작되었다. <부산행>으로 천만 흥행감독 대열에 올라선 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주특기인 애니메이션으로 그 이야기를 들러준다.
1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18일 개봉예정인 영화 <서울역>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서울역>은 <부산행>과 달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서울역>은 서울역 역사와 그 주변 싸구려 여인숙, 그리고 좁은 골목을 배경으로 어둡고, 칙칙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 나온 여자’(심은경 목소리 연기)와 그 여자를 이용해 원조교제 시키는 ‘나쁜 남자’(이준 목소리연기)는 오늘도 그 여관에서 눈을 뜨고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 시각 서울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한 노숙자의 목에서 피가 번지는 불온한 조짐에서 재앙은 시작된다. 노숙자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번져가는 좀비 현상,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심은경과 이준, 그리고 류승룡까지. 영화는 바이러스 전파속도만큼 급속하게 진행된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연상호 감독과 목소리로 출연한 류승룡, 심은경, 이준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과 <부산행>이 한 짝이라고 생각한다. 집, 가족 같은 것에 대한 다른 생각이 담겨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회를 살면서 느끼는 것과 현 사회의 집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작품이 <서울역>이라면 <부산행>은 사회는 이래야 된다고 생각하는 당위라고 생각한다. 그런 두 관점에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류승룡은 “2년 만에 완성된 작품을 보니 좀비보다 무서운 건 바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통해 공권력에 대한 의미, 미디어 기기로 연결된 인간관계 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은경은 “실제 녹음했을 때는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고, 간단한 콘티가 그려져 있었다. 우리는 화면을 보면서 자유롭게 연기했었다. 감독님의 그런 연출 방식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까 입모양을 맞춘다는 것에 대한 부담 없이 혜선 캐릭터 감정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더빙 과정을 소개했다.
평소 좀비영화를 좋아한다는 이준은 “영화 속 심은경이 좀비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내심 부러웠다. 무용전공이다보니 관절꺾기 등은 자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며 “<부산행>을 본 관객들이라면 <서울역>은 다른 관점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결말은 다르지만 직설적이고 더 자유로운 표현으로 가득한 영화”라고 <서울역>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이 개봉함으로써 <부산행>역시 내적인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도로 봤을 때 프리퀄이라는 연결 안에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아 뜻 깊다”며 두 작품이 연달아 개봉하는 것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부산행>을 보았다면, 연상호 애니메이션의 사회적 함의가 궁금하다면, 18일 개봉되는 <서울역>을 보면 된다. 아마도, 서울역 역사 근처, 지하도에서 노숙자에게 놀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역>이 굉장히 리얼하게 다가올 것이다.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