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1993)이 처음 나왔을 때 영화팬들은 감탄했다.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떼를 지어 유유히 들판을 걸어가는 모습이 커다란 스크린에서 펼쳐질 때 '공룡DNA추출'이라는 과학적 개가보다는 할리우드CG에 감탄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화면에 공룡 살리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어제(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KBS 1TV 대기획 '키스 더 유니버스'의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짧은 영상에서는 주지훈과 공룡이 'KBS열린음악회' 등이 열리는 KBS홀 무대에서 티카타카를 펼친다. 요즘 방송업계에서 사용되는 AR의 최신 기술 성과이다.
KBS 1TV 대기획 '키스 더 유니버스'는 '차마고도' '누들로드', '순례', '슈퍼 피쉬' 등 명품 다큐멘터리의 산실 KBS가 새롭게 선보이는 우주 3부작 다큐멘터리이다. 21일(목) 1편 '지구 최후의 날'을 시작으로 2편 '화성인류'(28일), 3편 '코스모스 사피엔스'(11월 4일)이 매주 목요일 밤 10시 시청자를 찾는다. 방송을 앞두고 어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키스 더 유니버스' 1부 '지구 최후의 날'의 전반부 30분가량이 공개되었고, 이어 KBS 박지원 아나운서의 사회로 연출을 맡은 송웅달 PD와 나원식 PD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송웅달PD는 "이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한 것은 4~5년 전쯤이었고 처음엔 8~10부작의 거대한 이야기를 구상했었다. 완성된 ‘키스 더 유니버스’의 1편은 인간이 가진 우주적 존재로서의 한계, 2, 3편은 인류의 운명에서 우리의 호기심으로 지구 아닌 다른 행성으로 찾아가는 내용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엄청난 다큐멘터리가 있었기 때문에 전작들과 차별화되면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우주의 신비로운 모습을 낭만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탐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원식PD는 "지구상에 더 이상 보여줄 오지는 없는 것 같다. 우주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생각했다. 이제 우주가 단순한 동경의 대상이 아닌, 무언가를 탐험하고 성취할 수 있는 시대의 개척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사태로 오랫동안 공을 들인 NASA 취재가 무산된 것을 아쉬워한 제작진은 스페이스X 취재과정도 잠깐 소개했다. 송 PD는 "엄청난 추진력으로 우주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스페이스X를 취재해보고 싶었다. 제작기간 2년 중 1년 반은 스페이스X와 일론 머스크와 섭외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기대와는 달리 일론 머스크 인터뷰에 실패한 제작진은 한국 방송에 관심이 깊다는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에 눈물의 편지를 썼다는 취재담을 밝히기도. 결국 '키스 더 유니버스‘는 미국 텍사스 남단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 베이스 발사장 취재를 성사시켰다.
배우 주지훈은 이번 다큐멘터리의 프리젠터를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그동안의 설명형 다큐멘터리와 달리 ‘키스 더 유니버스’는 멸종된 공룡과 미지의 공간인 우주를 AR 테크놀로지로 생생하게 구현하고 우주 진출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신비로운 우주의 비밀을 낱낱이 밝힌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주지훈은 티렉스 공룡과 싸우는 장면 등 AR을 적극 활용한 장면이 나와 흥미를 끌었다. 송PD는 "그동안 AR기술이 도표 정도로만 쓰였다면 우리는 캐릭터를 가진 AR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주지훈 배우는 최고의 배우였다. 녹화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리허설 할 때는 주지훈 배우가 몸을 구르기도 했다."고 말헀다.
마지막으로 송웅달PD는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는 3편에 불과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에 성원을 해주신다면 우리는 애초에 생각한대로 8, 9부작 정도의 새로운 형식으로 거대한 우주를 이야기하고 싶다. '키스 더 유니버스'는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성장 드라마로 봐 달라"고 부탁했다.
KBS대기획 '키스 더 유니버스' 1편 '지구 최후의 날'은 오늘(21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