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에 후보로 올랐던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 개봉된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그림자꽃’은 10년간 남한에 갇혀있는 평양시민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1년, 의사 남편과 딸을 둔 평양의 가정주부 김련희 씨는 간 치료를 위해 중국의 친척집에 갔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오게 된다. 대한민국 입국 직후 북한 송환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첩 기소와 보호관찰 대상자가 됐다.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여권위조, 밀항과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여전히 노력 중이다.
이승준 감독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다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해봐야 할 중요한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선다. 이승준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잠시 체제를 내려놓고, 집에서 아빠와 딸이 밥을 차려 먹고 직장에 나가는 이런 모습들, 우리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과 똑같은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찾고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어떤 이야기든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폭력적인 형태는 아니기를 바란다”며 이 영화를 보는 데 있어 “어느 체제가 훌륭하다거나, 어느 체제가 비판 받아야 하는, 혹은 북쪽을 좋게 그렸다는 식의 비난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특히 “딸을 가진 엄마가 가족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 앞서 이승준 감독은 “남북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정치적, 이념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한 개인의 소망조차 그 틀 안에서 판단되는 현실 속에서 ‘그림자꽃’을 통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림자꽃’은 제12회 타이완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아시안 비젼 경쟁 부문 대상,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개봉지원상을 수상하고, 2020년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월드 쇼케이스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림자꽃’은 10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