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들은 조선 26대 왕 고종이다. 고종 나이 60이던 1912년, 덕수궁 복녕당 궁인(양귀인) 사이에서 딸 하나가 태어났으니 바로 비운의 여인 덕혜옹주이다. 조선은 망하고 조선왕실은 허울 좋은 로열패밀리가 된다. 내선일체 정책에 따라 덕혜옹주도 13살 어린 나이에 조선을 떠나야했다. 그리고, 그 덕혜옹주를 둘러싼 김장한의 파란만장한 ‘독립운동’이 펼쳐진다. 권비영의 소설 <덕혜옹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허진호 감독의 영화 ‘덕혜옹주’이다.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덕혜옹주>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덕혜옹주의 파란만장한 일본 체류기와 지난한 조국으로의 귀환 길을 담고 있다. 고종황제(백윤식)의 외동딸로 태어나 대한제국의 사랑을 받은 덕혜옹주(손예진). 13살 어린 덕혜옹주는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매일같이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 앞에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장한(박해일)이 나타난다. 장한은 상하이 임시정부의 밀명으로 영친왕의 망명작전을 펼친다. 덕혜옹주도 장한과 함께 일본의 감시를 피해 일본 땅을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 상영이 끝난 뒤 허진호 감독과 손예진, 박해일, 정상훈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호우시절> 등 멜로드라마의 달인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로 사극에 도전했다.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을 때, 그녀가 마치 이 시대의 아이돌같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 훗날 안타까운 상황에서 고국으로 귀국하는 장면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였지만 한 개인의 기구한 삶이 주는 비극성과 마지막에 그녀를 기다렸던 궁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와 닿았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영화는 권비영의 원작소설에 허구를 더한다. 일본에 체류하던 영친왕과 덕혜옹주를 독립의 상징적 인물로 망명을 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픽션을 가미한 것이다. 허 감독은“<덕혜옹주>는 픽션과 실제로 있었던 일을 팩션화시키는 부분이 많았다. 영화를 보면서 사실과 극화가 된 부분을 구분해서 보는 것도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덕혜옹주 역의 손예진은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덕혜옹주의 자료들과 사진들을 많이 참고했다. 단편적인 일화로 남아있는 덕혜옹주의 모습들을 통해 실제 덕혜옹주는 어땠을까 상상했다. 덕혜옹주가 그 상황을 어떻게 견뎠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같은 부분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역사적인 인물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일편단심 덕혜옹주’를 연기한 김장한 역을 열연한 박해일은 이 영화에 특징에 대해 “우선 드라마장르의 마스터인 허진호 감독이 돌아왔다는 것, 허진호 감독과 배우 손예진이 <외출> 이후 2번째 뭉쳤다는 것, 거기에 나도 같이 참여했다는 것”이라고 소개하고는 “관객 여러분들에게 울림의 영화로 다가가고 싶은 게 우리 영화의 또 하나의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역사적 사실과 가공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인 영화 <덕혜옹주>는 오는 8월 3일 개봉된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