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범죄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독특한 매력으로 매회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표리부동>에 ‘귀신 잡는 해병대’ 오종혁이 찾아왔다.
29일 방송된 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표리부동’ 11회에서는 한국의 코난 도일 ‘표창원’과 애거사 크리스티 ‘이수정’의 부동(不同)한 시선으로 전 국민에게 분노와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11번째 사건 파일이 공개됐다.
1995년 6월 12일 아침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빠르게 화재를 진압하고 굳게 닫혀있던 화장실 문을 열자 보이는 처참한 광경에 깜짝 놀랐다.
물이 가득 찬 욕조에 치과의사였던 31살 여성과 돌이 막 지난 한 살배기 딸이 사망한 채 발견되었던 것. 두 사람의 사체에서 끈으로 목을 조른 교살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살해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사건 발생 당시 건물을 드나든 외부인이 없었다는 경비원의 진술과 어지럽혀지지 않은 범행 현장, 귀중품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은 집 내부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의 범행이라고 추정했다.
건물 외부인이 아니며 집 구조를 잘 아는 자. 즉 경찰은 외과의사였던 피해자의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사건 발생 82일 만에 살인과 방화 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재판정에 선 남편에게 재판부는 모녀를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판결했다. 이에 남편은 스위스의 유명 법의학자 ‘토마스 크롬페치’ 교수를 증인으로 세우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무려 8년에 걸친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유력한 용의자인 남편은 무죄 선고를 확정받고 이 사건은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로부터 17년 후인 2011년 1월 서울 마포구에서 이와 매우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가정집 욕실에서 출산을 3주 앞둔 만삭의 임산부가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
검찰은 유명 대학 병원 의사로 재직 중인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남편은 캐나다의 유명 법의학자 ‘마이클 스벤 플라넨 박사’를 증인으로 세우면서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지 못했던 17년 전의 악몽이 또 다시 되풀이되는 것으로 보였다. 장장 2년 3개월 동안 이어진 팽팽한 진실 공방 끝에 대법원은 만삭 부인 살인사건의 진범을 남편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가 남긴 증거와 사건 현장 곳곳에 남아있던 물적 증거, CCTV에 찍힌 범인의 수상한 행동들까지 ‘만삭 부인 살해 사건’은 결정적 증거를 통해 사건의 진범을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표리부동>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희대의 사건들을 통해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본격 범죄 분석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40분 방송된다.
표리부동 이미지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