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화제다.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자본주의의 원리를 바탕으로 상금을 얻기 위해 참가한 이들의 잔혹한 게임을 다루고 있다. 저마다 세상의 벼랑 끝에 선 듯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은 '오징어 게임' 속에서 상금을 얻기 위해 사탄도 혀를 내두를 만한 만행을 이어나간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심의 게임을 통해 어른들의 가장 잔혹한 면모를 끌어내며 대한민국 시청자들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Q.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어필 포인트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콘셉트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게임보다는 그것을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
Q.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트레이닝복을 코스튬처럼 따라 입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로봇의 행동을 따라 하는 영상을 올리는 현상이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색깔도, 디자인도 비주얼적으로 강렬한 부분들이 있다. 그러기에 다른 나라 분들도 같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 핑크 점프 수트도 마찬가지다. 아이 같은 모습을 하고 가장 잔인한 일을 벌인다는 아이러니가 주는 것에 끌려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놀랍다. 모두 일주일 안에 다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도 빨리 전 세계에서 반응이 온다는 것이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반응이 있는가?
너무 많았다. 한국은 초반에 지루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해외 반응은 2화부터 빠져들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 게임에서 사람들을 투표에서 내보내주고 자발적으로 나갔던 사람들이 각자의 어려움으로 죽음에 뛰어든다는 이야기 전개에 해외 팬들은 더 크게 공감하고 깊게 몰입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Q. '오징어 게임'은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여 년 전에 처음 구상했을 때 어떤 상황이었는가?
난해하고 현실감이 너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지금 생각해도 영화를 만들기에는 어려운 소재다. 19세 관람 불가라 상업적인 폭도 좁고 제작비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10여 년 묵혔다가 다시 꺼냈을 때 지상파와 케이블에서는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 넷플릭스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가지 면에서 자유로웠다.
Q. 등장한 게임들에 대해 잘 모르는 MZ 세대나 외국 시청자들도 이해가 가능하게끔 친절한 설명이 주어져서 이해가 쉬웠던 것 같다. 설명 장면에 있어서 대사나 장소 구성 등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너무 간단한 게임들이라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오징어 게임의 경우가 어려웠다. 회상 장면을 넣어서 룰을 설명하고 후반부에 그것에 대한 설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룰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Q. 의외로 주인공 기훈의 편보다 상우의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응도 많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부분이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은데,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나는 상우가 공감가는 인물로 그려졌으면 했다. 현실에 많은 순간들에 부딪힐 때 대부분 상우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기훈과 상우가 하는 징검다리 위 논쟁이 상우의 입장에 더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의도로 내가 만든 것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훈이 가지고 있는 동화적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성에 대한 것들, 패자를 돌아보는 마음에 대한 것들, 그것마저 없다면 이 세상에 희망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끝까지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는 기훈과 상우의 대척점에 세우고 싶었다.
Q.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는데 기훈의 앞으로의 미래가 담길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주최자의 전사나 게임에 참가한 이들의 전사에 대한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 추측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시즌 2에 대한 구상이나, 예상이 혹시 있다면 무엇인가?
시즌 2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아직 하고 있지 않다. 방향은 많이 열어놨다. 기훈이 그들을 찾아다닐 수도 있고, 딱지남 공유가 그 일을 하게 됐는지 보여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웃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