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출신의 화가 '호안 미로'(Joan Miro 1893~1983)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어제(26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막된 '호안 미로' 특별전은 스페인의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이 소장한 작품 중 264점이 전시되는 대규모 회화전이다. 이번 전시회는 9월 24일까지 이어진다.
바르셀로나에서 보석상 집안에서 태어난 호안 미로는 고야,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의 계보를 잇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1981년 스페인의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이 출범한 이래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소장품이 공개된다. 호안 미로가 스페인 마요르카에 머물며, 끊임없는 개작으로 자신의 이전 작품세계와의 단절을 열망하였던 그의 마지막 창작시기(1956-1981)에 탄생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회 개막과 함께 호안 미로 재단의 관계자가 한국을 찾았다. 오늘(27일) 오전, 세종미술관 수피아홀에서는 호안 미로의 손자이기도 한 호안 푸넷 미로 석세션 미로 대표, 프란시스코 코파도 마요르카 호안 미로 재단장, 그리고 이번 전시회 큐레이팅을 담당한 필라르 바오스 재단 큐레이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술가 호안 미로와 우리나라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선생과의 인연이 주목받았다. 안익태 선생은 1946년 마요르카에 정착하여 196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서 머물렀다. 호안 푸넷 미로 대표는 “두 분은 이웃사촌이었기에 산책을 하는 도중에 만나 음악과 미술,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미로는 마요르카의 교향악단을 창단한 안익태의 공연에 참석하였고, 안익태는 미로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것이다. 예술은 문화와 문명, 서로 다른 나라를 잇는 하나의 매개체이다.”고 강조했다.
미로 대표는 할아버지와의 특별한 추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의 마지막 15년을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할아버지는 너그럽고, 안익태를 비롯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다. 부엌에서 연필과 종이를 쌓아놓고 밤새 그림을 그리시는 할아버지께 왜 그렇게 열심히 그림을 그리냐고 여쭤본 적이 있다. 그 때 할아버지는 복서가 매일 복싱 연습을 하듯이 나는 그림 그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내 안의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손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은 5개의 주제로 나누어진 공간에서 유화, 드로잉, 꼴라쥬, 일러스트, 테리스트리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총 264점이 전시된다. 이 중에는 100호가 넘는 대형작품도 전시된다. 또한, 호안 미로의 창작공간(작업실)을 재현해 낸 부문에서는 호안 미로의 손때가 묻은 소품들과 작업도구 100여 점과 미완성 캔버스들이 함께 공개된다. (박재환)


할아버지 호안 미로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