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목) 저녁 8시 30분, 2TV에서 방송되는 KBS <환경스페셜> ‘천년 숲의 비밀’ 에서는 우리나라 최대의 수행 도량이자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 봉암사의 숲을 중심으로 송광사, 해인사, 선운사 등 명찰들의 숲을 만나본다.
그곳에 가면 바람이 있고 맑은 물이 있고 천년 세월 동안 변함없이 서 있는 나무가 있다. 오랜 세월 전란과 산불, 벌목의 위기 속에서도 온전히 제 몸을 간수해 온 천년 사찰림. 그러나 이 숲은 저절로 보존되지 않았다. 수행자이면서도 밤낮으로 숲을 관리했던 산감 스님들의 수고로움도 빼놓을 수 없다. 단지 숲이 아닌 수많은 생명과 함께 수행자가 배워야 하는 진리의 가르침까지 품고 있는 사찰의 숲이다.
문경 희양산 자락에 터를 잡은 1,100년 역사의 봉암사. 예로부터 수많은 선사들이 지혜를 얻고자 찾아온 수행 도량이다. 명맥은 지금도 이어져 여름이 되면 전국에서 많은승려들이 찾아와 하안거에 들어간다. 하안거는 참선을 통해 바깥 출입을 적게 함으로써 땅에 사는 미물조차 밟지 않으려는 의미가 있다. 해발 999미터 희양산 봉우리 밑에 거대한 바위 밑 작은 토굴에서 5개월 째 홀로 수행 중이라는 만송 스님. 이곳에는 수많은 식구들이 함께 살아 가고 있다. 다람쥐, 나비, 무당 개구리, 쇠살모사까지. 각자의 살아가는 방법이 있기에 서로 존중하되 간섭하지 않으며 그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품을 내어주는 사찰림, 곁을 지키는 우리
수행자이면서 사찰숲의 관리자이기도 한 산감 스님들. 야생 동물과 산불 관리는 물론 솔잎혹파리 등의 병해충 예방까지 산감 스님들의 하루가 짧기만 하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찰숲에는 고란초 구상나무를 비롯하여 담비, 산양, 삵 등 멸종위기종만 3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말 그대로 생명의 보고인 사찰림. 사찰숲과 같은 오래된 숲이 멸종위기종들의 마지막 은신처인 셈이다.
숲은 지하수원을 높여주는 기능, 산사태 등을 방지해 주며 동물들의 서식지 역할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기후 위기 시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며 산림치유에 이용되는 등 다양한 공익 기능들도 수행한다. 이토록 수많은 생명들을 품어내고, 사람에게도 곁을 내어주는 사찰림의 올바른 보전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