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Multi Channel Network)은 ‘1인 미디어’를 한 군데 끌어 모은 독특한 동영상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이 동영상 사업의 정의와 성공가능성은 '아직은' 정확히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희한한 것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열심히 보는 핫한 자투리 동영상들의 모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별풍선으로 갑부가 되었다는 이야기나, 천하의 나영석 피디가 내놓은 <신서유기>가 중국에서 1억 뷰를 훌쩍 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이 미스터리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사실 방송사마다 작년부터 ‘1인 미디어’에 조금씩 관심을 보여 왔고, 이런저런 테스트베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물론 1인 미디어가 기반이 된 페어 미디어도 있고, 콤비미디어도 있고, 왁자지껄 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KBS는 예띠스튜디오를 출범시키면서 방송과의 접합도 시도해 보았고, 중국 쪽 동영상전문사이트에 한류콘텐츠를 올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하여 테스트 해 오고 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MCN월드를 지배하던 크리에이터와 기존 유명 방송인과 협업하는 스타일이 형성되고 있다.
이제 이런 MCN간보기 단계는 지났고,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얼마 전 지상파 SBS가 ‘모비딕’이란 브랜드로 모바일전용콘텐츠를 내놓았다. 인기 개그맨, 방송인들을 대거 투입하여 다양한 장르의 볼거리, ‘짤’영상을 만들어 페이스북, 피키캐스트 등 다양한 SNS 플랫폼에 저인망식 유통에 나섰다.
이런 방송사 움직임에 종편채널 JTBC도 뛰어들었다. 어제(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본사 10층 대회의실에서는 JTBC가 기획한 MCN프로젝트 <짱티비씨>의 제작발표회를 겸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JTBC는 ‘소심한 듯 대담한’ MCN전략을 내세웠다. SBS가 택한 멀티캐스팅 물량공세가 아니라, JTBC의 대표아나운서 한 사람의 캐리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선택된 인물은 JTBC의 장성규 아나운서. JTBC 출범과 더불어 뉴스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고군분투하는 아나운서이다.
JTBC는 장성규 아나운서를 메인 캐릭터로 내세워 30일(목) 밤 9시부터 매주 1회 <짱티비씨> 콘텐츠를 쏟아낼 예정이다. JTBC는 <짱티비씨>가 일단 32회동안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짱티비씨>의 콘텐츠는 장성규 아나운서의 파격변신의 종합판이다. 혼자서 여장하고, 노래 부르고, 먹방하고, 굴욕당하는 등 이쪽 세상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볼 요량이다. 그래서 뉴스앵커 이미지와의 부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찌감치 JTBC뉴스에서는 하차했단다.
이번 짱티비씨를 기획한 JTBC 디지털기획팀의 서계원CP는 “예산한도가 32회분이다. 물론 중간성과에 따라 단계별로 금액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을 낙관했다.
지상파에 이어 종편 JTBC가 MCN에 뛰어들면서 ‘대기업골목상권침해 논란’이 야기되었다. 네티즌들만의 영웅인 크리에이터가 개척한 저들만의 리그에 기존 방송파의 영향력이 밀려오는 것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서CP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로 수익낼 생각이 없다. 시장이 충분히 열리지 않았다고 본다.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디지털문법을 배우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문법? 서CP는 "디지털 콘텐츠 문법이란 규정된 형태가 있는 게 아니고 각 크리에이터들의 개성에 따라 완성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캐릭터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여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장성규 아나운서는 “자신도 금수저인 셈”이라면서 MCN 문법에 최대한 빨리 익숙해질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장성규는 안재억, 채희선, BJ 한나 등 MCN 크리에이터들로부터 방송의 비결을 배운다. 그러면서 기존의 근엄한 방송스타일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신박한’ 볼거리를 만들어나갈 작정인 모양이다. 장 아나운서는“생방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된다.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씩, 보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이쪽 문법을 흉내 내며 적응해 나갈 것이다.”며 “전현무 아나운서가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뀔 때 시간이 필요했듯이 말이다.”고 덧붙인다.
<짱티비씨>는 아프리카TV, 페이스북에서 생방송 되고, 네이버, 카카오TV,곰TV 등에 클립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한다. JTBC 디지털기획팀의 서계원CP “이게 JTBC 방송에는 나갈 예정도 없고, 나갈 일도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MCN의 무한도전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은 <짱티비씨>는 한주의 핫이슈를 확인하는 코너인 '짱스룸', 지인 총동원 즉석소개팅 쇼 '아는 형님과 결혼해쥬오', 장성규가 실제 무속인을 만나 사주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사주토크쇼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32주동안! (박재환)
[사진 = JTBC 조수애 아나운서 - 장성규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