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분장실>이 두 가지 버전의 시리즈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현재 5주 간 성황리에 공연 중인 여자 버전의 연극 <분장실>에 이어 9월 19일부터는 원작을 각색한 또다른 버전인 남자 배우 버전의 <분장실> - VER 2가 공연된다.
연극 <분장실>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가 공연 중인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배역을 차지하기 위한 배우들의 갈망을 표현한 작품이다. 8월 7일부터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 중이며 5주 간의 짧은 공연을 마치고 9월 12일 폐막한다. 연극 <분장실>은 서이숙, 배종옥 등 연기력으로 정평받은 배우들이 출연해 연일 매진을 일으키는 등 2021년 하반기 최고의 연극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연극 <분장실>은 1977년 초연 이후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시미즈 쿠니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시미즈 쿠니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로, 과거의 기억들이나 환상을 통해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작품을 투영하는 등 문학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을 남긴 작가이다. 그는 ‘와세다 연극상’, ‘떼아뜨르 희곡상’, ‘이즈미 교카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4월 생을 마감했다.
1977년 초연 이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일본 내 다양한 지역에서 공연된 연극 <분장실>은 다양한 연출적 시도를 가능케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1996년 극단 ‘목동사’에서는 작가인 시미즈 쿠니오가 공동 연출로 전면에 나서며, 배역 중 ‘D’를 처음으로 남자 배우로 바꾸는 등의 색다른 각색을 시도했다. 이를 이어받아 작품 내 시대와 배역을 모두 각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들이 속출했고 4명의 등장인물 외에도 남자 배우, 남자, 악사 라는 역할이 추가된 버전, 모든 배역에 남자 배우가 출연한 작품이 공연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듯, 한국에서도 연극 <분장실>의 명성은 이어졌다. 수많은 극단과 연극을 전공하는 대학, 동아리에서 연극 <분장실>에 매료돼 다양한 버전의 작품을 공연했다. 그 중 2001년 극단 목화에서 공연했을 당시에 출연했던 배우 장영남이 그 해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으며 2015년, 같은 극단에서 올린 연극 <분장실>은 약 한 달 간의 공연 기간동안 요일을 나누어 여자 버전과 남자 버전을 나누어 공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하는 작품인 연극 <분장실>은 2021년 연극 <분장실>과 <분장실> - VER 2가 연이어 공연하며 시리즈 공연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분장실 안의 네 배우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연극 <분장실> - VER 2는 9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