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의 연기 변신이 화제다. 지난 8월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 안준호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는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부터 다양한 색채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멜로 장인' 타이틀을 넘어섰다.
Q. 이번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공개됐고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소감이 어떠한가?
인터뷰하러 와서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에게 말씀을 들었는데 13개 국가에서 (시청 순위) 탑 텐 안에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적이 없었고 믿기지 않는다. 실감을 잘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집 밖에 안 돌아다닌다.(웃음) 주변 선배님, 동료 배우님들한테 작품 잘 봤다, 고생 많았다는 축하 문자와 전화를 해주셨다.
Q. 전작들에서 쌓아올린 이미지와 상반되는 역할이었는데 연기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군대라는 곳을 리얼하게 보여준 작품이 없었고 전에는 멜로 장르에 참여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연기하면서도 고민이 많이 됐고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마음이 무거웠던 장면들이 많았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가 필요했다. 연기를 마쳤을 때는 내가 이것을 잘 해낸 것일까라는 의심이 많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잘 편집해주시고 후반 작업으로 만들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Q. 안준호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안준호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내 안에 있다. 나 스스로 발견한 지점도 있다. 사람이 누구나 우울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힘들 때 표현할 수 있다. 내가 우울할 때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서 되돌아봤다.
Q. 실제 내무반을 연상시킬 정도의 세트에서 연기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실제 같은 경험에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다.
작년부터 시작해서 훈련소 장면을 찍을 때 괴로운 지점들이 있었다. 군대 갔다온 남자들 입대하는 꿈 꾸는 것이 악몽인데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내무반에서 촬영할 때도 너무 긴장되고 모든 상황이 긴장되고 공포스러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Q. 함께 연기를 한 배우들도 실제 내무반 선임, 후임처럼 느껴졌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촬영 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소품이나 모든 것들이 다 디테일했다. 관물대에 걸려 있는 옷 모양부터 시작해서 군화의 위치, 선임과 이등병의 옷 색깔 이런 것들이 리얼했다. 오래 입은 옷은 색이 바래는데 그런 것들도 체크하셨다. 이등병, 신병들은 선임들보다 피부도 까맣다. 그런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셨다. 내무반이 리얼했기 때문에 첫 촬영날 긴장했고 분위기가 아찔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안준호로서 몰입을 했다기 보다는 정해인으로서 몰입이 됐다.
Q. 시즌 2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빗발치고 있는데 시즌 2의 새로운 설정에 대해 추측하는 바는 없는가?
한호열 병장의 칼에 대한 트라우마가 왜 있었는지에 대한 소재가 나올 수도 있겠다. 여러 가지 추측을 해본다. 나도 마찬가지로 총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겠다.
Q.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인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쉼지 않게 촬영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려웠던 점도 있었고 촬영장이 바뀌는 일도 있었다. 많은 관심과 호응을 해주셔서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앞서 한준희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군대를 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의 누군가를 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작품이기도 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 말에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올가을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된 모든 시청자들에게 이 영화가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이야기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우리는 방관자이지 않을까, 그런데 방관자도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동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메시지를 건드리는 것 같고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부조리에 대해서 되짚어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