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애인 없어? 결혼할 때 됐잖아."
현대사회의 연애는 팍팍하다. 서로에게 더욱 연결됐지만 반대로 연결되지 않은 사회 속에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고, 신뢰를 주고, 누구보다도 가까워지기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다.
영화 '연애경험'은 연애를 하고 싶은 금속공장 경리 29세 김미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품 속에는 경리 미애를 향한 폭력이 난무한다. 대놓고 미애를 하대하고, 미애가 나가자마자 외모 품평을 하는 직장동료들의 만행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더불어 모든 동료들이 미애에게 결혼은 언제 하냐, 연애는 해본 적이 있냐며 하나의 농담거리처럼 그를 몰아세운다. 미애를 걱정한다는 발언으로 언어 폭력을 정당화하고 포장한다.
로맨스 드라마를 보면서 멍 때리고, 헤어 스타일이라도 바꿔보려고 미용실에 가지만 실패하고, 용기를 내서 모임에 나가봤지만 존재감조차 없이 묻히는 그의 모습은 현대 사회 속에서 연애에 대한 믿음을 잃은 이들의 군상과 닮아있다.
그저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미애, 하지만 끊임없이 희망에 배신당하는 그의 일상은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감정을 유발한다.
'연애경험'은 '눈물'을 비롯해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내는 작품들을 연출해온 오성호 감독의 작품이다.
오성호 감독전이 열리는 '독립영화관'은 오늘(20일) 금요일 밤 12시 10분 KBS 1TV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