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시즌 3에서 법조계 아웃사이더 박준영 변호사가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승국은 “이 분을 보면 권상우가 떠오른다. 권상우가 드라마에서 이 분 연기를 했다”며 게스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신지혜는 “뉴스에서 많이 봤다. 변호사인데 파산하셨더라”며 “돈보다 더 중요한 뭔가를 위해 산다는 것이 뭔지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스트와 인연이 있다는 유희열은 “이분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보다 욕망이 어마어마한 분이다. 정말 귀엽다”라고 설명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과 이춘재 연쇄 살인 8차 사건, 낙동강변 살인 사건 등 시대와 권력이 만들어낸 무고한 범인들의 손을 잡아 재심 무죄 판결을 만들어낸 변호사 박준영이 뒤이어 출연했다.
반갑게 맞이한 유희열은 “이분이 ‘대화의 희열3’ 출연 제의를 받고, 서운해 하셨다고 한다”며 “시즌1부터 섭외가 오지 않은 것에 서운해하셨다”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사실이다. 시즌1에 강원국 교수님께서 패널로 나오셨는데 저와 인연이 있으시다”며 “저를 추천 안 하셨길래 교수님과의 인연을 저만 착각한 줄 알았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안겼다.
또 박준영 변호사를 모델로 한 영화와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희열은 “영화 ‘재심’에서 정우 역할, ‘날아라 개천용’에서 권상우 역할의 모델이다. 많이 욕먹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박준영 변호사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를 아시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며 “외모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라며 관용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선 재벌’이란 별명으로 불린 과거 시절을 회상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사촌이나 친구조차 저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았다”며 “서울에 능력이 검증된 분들이 많은데 검증이 안 된 저에게 맡기겠냐”고 털어놨다.
이어 “살길 찾으려고 처음에는 사교 모임에 나갔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는 안 될 것 같아서 사선 사건이 안 들어오면 국선을 하자”고 생각했다며 “국선 전담 변호사보다 더 많은 국선 사건을 맡았다. 한 달에 70건 정도 했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당시 국선 수임료는 건당 20~30만원 사이였다고 밝혔다. 그러다 수원 노숙 소녀 사망 사건을 맡게 되며 본격 재심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재심 변호사의 고민에 대해서 그는 “잘못된 수사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내가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며 “사건의 공론화가 피해자만을 위한 일이었나? 나는 아니었다. 내가 유명해지고 알려지고 싶은 그 욕심이 컸다. 자극적으로 공론화된 건 제 욕심이었다. 저는 굉장히 큰 책임이 있다”고 털어놨다.
파산 위기의 순간에 대해 “제가 재심 사건을 맡으면서 돈을 계속 받지 않았다. 이렇게 집중해서 하다보면 성과가 나올 것이고, 성과가 알려지면 누군가 날 도와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사무실을 빼야 했다는 박준영 변호사는 “인터넷 언론이 큰 영향력이 있는 언론이 아니었는데 그 작은 불씨가 큰 바람을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리 펀딩을 하게 된 그는 3일 만에 1억이 모였다고 밝혔다. 그때를 회상하며 “잠이 안 온다. 누군가가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다는 힘이 이렇게 무섭구나”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방송 말미, 재심 도전의 의미에 대해 “변호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유죄가 나와도 배심원들이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고민해 본 적은 처음이다’라는 얘기가 나오면 그게 변화다”며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면 대개 사람들은 나서지 않고 시작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게 또 다른 도전의 힘이 될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 단독 토크쇼의 명맥을 묵직하게 이어가는 토크멘터리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