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지는 거면 안 하는 게 낫지”
이 시대의 청춘은 청춘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만큼 아름답지 않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현실은 참고 버티는 것'이라 아무리 머리 속에 입력하지만 머리 밖의 진짜 세상은 쉽지 않다. 배우 배인혁은 최근 종영한 '멀리서 보면 푸른 봄', '간 떨어지는 동거'를 비롯해 이러한 '진짜' 청춘을 담은 다양한 청춘물들에 출연했다. 청춘들의 사랑, 현실, 꿈의 서사를 담아낸 호연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루종일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가족의 지원 및 생계를 유지하는 대학생으로 변신한 그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짜' 청춘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Q. 웹드라마 '엑스엑스'에서 열연을 펼친 모습을 처음 봤는데 매우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 지금 최근 청춘물에서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소감이 어떠한가?
'엑스엑스' 이후 '나를 사랑한 스파이'부터 '간 떨어지는 동거', '멀리서 보면 푸른 봄'까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틀 이상 쉬는 시간이 없이 달려왔다. 이렇게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던 것은 운이 좋았던 것도 있다. ‘초고속 성장’이나 ‘활약’이라는 말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올라서야 할 자리에 너무 빨리 올라간 거 같아 과분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그만큼 더 빨리 채우지 못한 과정들을 탄탄하게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대부분 청춘물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하면서도 실제의 자신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되는 작품과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
전작 '엑스엑스'의 단희가 실제 성격과 많이 닮아서 연기했을 때 가장 편했다. 상대방과 상황의 분위기에 맞춰서 행동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배려하는 부분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나와 비슷했다.
Q. 현재 비슷한 나이이기에 청춘물들 속에서 연기를 하면서도 공감되는 신들도 많았을 것 같다.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선우에게 공감을 많이 했던 편은 아니라서) 공감이 갔던 장면보다는 인상이 남았던 장면이 있다. 술에 취해서 이담에게 주정부리는 장면에서 이담이 자신의 집 위치를 기억하자 “우리 집 기억하네?”라며 좋아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선우가 정말로 티끌 없이 순수한 표정과 마음을 표현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 TV로 시청하던 나도 설렜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는 수현이가 “참아지는 거면 안 하는 게 낫지”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공감됐다. 살면서 수 많은 선택을 하는 순간에 잠깐의 충동을 참지 못해 좋지 못할 결과를 얻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이 대사가 그런 순간에 대한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Q. 최근에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청춘물이다 보니 비슷한 또래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특별한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는지,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나는 배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첫 촬영이 비 맞는 장면이었는데, 수현이가 비 맞는 장면이 좀 많았다. 다른 촬영 날은 그렇게 날씨가 좋다가 이상하게 내가 비 맞는 장면만 촬영하면 날씨가 흐려지고 바람도 엄청 불어서 구름을 몰고 다니는 수현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는데 심지어 실제로 비가 와서 진짜 비를 맞으며 촬영한 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수현이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지금은 하늘이 도운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도움은 정말로 함께 작품을 했던 모든 배우들에게 받았는데 브로맨스를 처음 도전하다 보니 어떤 감정과 느낌으로 표현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지훈이와 실제로 정말 친해지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줘서 여준과 수현이의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고 많은 분들이 또 예쁘게 봐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다. 여자 주인공을 향한 안타까운 짝사랑으로 서브남주 앓이를 유발하며 '국민 서브남주'로 등극했는데 이러한 타이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엑스엑스'처럼 사랑이 이루어진 작품도 있고 수현이처럼 두 여자의 사랑을 받은 작품도 있지만, 그러고 보니 짝사랑했던 작품이 많긴 하다. 아직 경험도 많이 없고 하염없이 부족한 나에게 짝사랑이든 서브남주든 무언가 타이틀이 생기고, 기억해 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과분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차기작에서 꼭 해보고 싶은 역할, 혹은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물이 있다면 무엇인가?
범죄물이나 스릴러 등 액션이 많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평소에도 운동을 좋아하고 몸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전문 액션을 배우고 준비하는 과정이나 땀 흘리면서 촬영하는 시간들이 재밌을 것 같다.
Q.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가?
앞으로 많은 분들이 ‘배인혁’이라는 이름에 거부감 들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한발 한발 더 성장해서 그런 배우가 되도록 열심히, 하지만 급하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