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에서 좋은 가장을 꿈꾸는 성동일의 이야기가 그의 우여곡절 많던 배우 인생과 더해져 깊은 울림을 전했다.
22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시즌 3에서 사람 냄새 나는 배우 성동일이 출연해 3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성동일은 “집에서 나가 홀로 살아보는 것이 꿈이었다”며 “동네 어른들이 이름을 지어줬다. 날 그냥 ‘종훈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호적에 올라가 있지 않아 이름이 없었고, 열 살이 되어야 입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호적을 만들어야 하니까 아버지를 찾아 만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누나의 “아빠 만나러 가자”는 말에 아버지를 처음 만났고, 엄마가 모르는 남자와 서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누나가 “‘아빠’하고 가서 안기라고 하더라. 가서 안겼는데 ‘왜 나한테 이런 걸 시키지?’라고 생각했다”고 그때 심정을 말했다.
이어 “그날부터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았다. 두 분한테 미안했다. 괜히 내가 중간에 껴서 나만 없었어도 각자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라며 부모님께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수학여행도 갈 수 없던 가난한 환경 속에서 성동일은 투정 한 번 부릴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대학로에 놀러갔다가 성동일은 “우연히 연극하는 사람과 만났다. ‘왜 그거 하냐, 배고프다는 걸?’이라고 물으니 ‘내가 좋아서 한다’고 하더라”며 “‘나도 해볼까?’ 그래서 포스터부터 붙이며 시작하게 됐다”고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공개했다.
연극을 시작하게 된 성동일은 “모르는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에 놀랐다. 하다못해 우리 부모님도 관심이 없었는데”라고 회상했다.
연극 무대에서 방송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 성동일은 “어머니를 더 이상 고생시키기 싫었다”고 밝혔다. 이어 “故최진영과 창작 뮤지컬을 하게 됐다”며 “‘탤런트 시험 한 번 봐’라고 권하더라. 연극 팸플릿 사진을 잘라 지원했다”고 말했다.
1991년 SBS 공채 탤런트 1기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한 성동일은 장동건, 이병헌과 미소년 트로이카를 이룬 훈훈한 과거 사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성동일은 SBS 떠오르는 유망주에서 단역으로 전락하는 좌절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첫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연극 무대 발성이 문제가 되어 바로 잘렸다고 고백했다. 이후 연기 못하는 애로 찍혀서 섭외도 안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단역을 전전하던 성동일이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98년 드라마 ‘은실이’ 속 빨간양말 양정팔 캐릭터였다. 원래 3회까지만 나오는 단역이었지만 성동일은 사투리, 빨간양말로 캐릭터 특징을 넣어 마지막 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고계 접수, 심지어 트로트 음반까지 내며 인기를 끌었지만, 성동일은 또다시 10년 정도 암흑기를 보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성동일은 당시 배우 길을 고집하는 동안, 자신 몰래 주방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성동일은 “난 연기자도 가장도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를 깨달으며, 생계형 예능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그런 성동일이 다시 배우로 살기 위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데에도 아내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성동일은 “지금도 아내가 무릎 꿇으라면 꿇는다. 너무 고맙고 감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 단독 토크쇼의 명맥을 묵직하게 이어가는 토크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