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최도현은 치매 어머니를 홀로 모시는 고등학생이다. 체조밖에 모르던 그가 동네 도서관에서 수백 권을 책을 읽은 소녀 최수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몰랐던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설렘, 떨림, 두근거림. 신비로운 소녀 수현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영화 <초인>은 질풍노도 청소년의 섬세하고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포착한다. 책 속이 명문장들과 함께.
지난 21일(목) 오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는 독립영화 <초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감독 서은영과 주연배우 김고운, 김정현이 참석하였다.
서은영 감독은 “많은 청춘 영화들이 청춘의 부서짐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조금 다르게 만들고 싶었다. 지난 세월을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기억들도 많다.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어떤 위로나 위안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조금 밝고, 긍정적인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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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운은 “성장영화도 좋아하고 그래서 제 나이대의 성장영화를 찍을 수 있어서 기뻤다. (극중에서) 세영이랑 수현이 두 인물을 차이를 두고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사건의 크기도 너무 크고, 상처도 크고 해서 제대로 연기를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나 두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체조선수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김정현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도현이 가지고 있는 아픔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힘든 현실에서도 웃는 도현을 연기하면서 오히려 제 삶에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정현은 체조선수 역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하다 팔꿈치를 다치기도 했다고 한다.
서은영 감독은 ‘체조선수’를 캐릭터로 삼은 이유에 대해 “기계체조는 몸의 근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야 하는 종목이면서도 규칙에 얽매어 있는 종목 중 하나라는 아이러니한 점에 끌렸다”며 “도현이 경기 규칙을 깨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동작을 펼칠 때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 영화에는 이육사의 <광야>,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의 문학작품이 자주 거론된다. 그리고 <차카노르(착한노르)의 초록낙타>라는 시집과 몽골이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한다. 이 작품에 대해 감독은 “<초록낙타> 그 책은 허구의 책이다. 마지막에 세영이가 몽골에 간다. 사람들이 몽골하면 떠올리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잖은가. 푸르른 초원, 광야, 자유로운 어떤 것들. ‘낙타’라는 단어를 등장시켜서 그런 초인의 철학적인 의미가 더욱 생각나도록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현이가 죽기 전에 읽었던 시를 제가 직접 쓴 것이다. 나중에 1만 관객이 되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만관객 돌파 공약' 질문에 대해 김고운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나귀를 타고 등장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시 낭독을 해드리도록 하겠다. "고 말했고, 김정현은 “1만 관객을 돌파하면 무대인사 때 텀블링을 하며 입장하겠다”며 호기로운 약속을 하였다.
서은영 감독은 “4월에 개봉하는 미국 ‘초인’(<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과 5월에 개봉하는 한국의 ‘초인’ 모두 사랑 받을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마무리 지었다. <초인>은 5월 5일 개봉될 예정이다. (박재환)
초인 (2016년 5월 5일 개봉예정)
감독: 서은영
출연: 김고운, 김정현
제작: 퍼레이드픽쳐스 제공: ㈜대명문화공장 배급: ㈜대명문화공장, KT&G 상상마당
수상내역: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대명컬처웨이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