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연극, 그리고 뮤지컬까지 전방위로 활약 중인 장진 감독이 다시 대학로 연극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13일(토) 개막된 장진 연출의 ‘얼음’이 연극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연극 <얼음>은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두 형사는 무대 위의 실체가 없는 소년과의 대화로 살인 사건이 일어난 날의 정황을 짚어간다. 소리 없는 소년의 모습은 객석을 메운 관객들 모두가 상이할 터. 관객들은 자신만의 범인을 만들어간다. 이는 공연이 종료된 후,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소름끼침, 그 이상을 전달한다.
관객 속 상상에 의해 재창조된 소년의 대사에 따라 관객들은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른다. 이는 소년뿐만이 아니다. 용의자인 소년은 ‘빈 의자’로 무대에 존재하지만 무대 위에서 어떤 형태로도 나타나지 않는 소년의 아버지와, 시체로 발견된 영지누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에 대한 정보 역시 두 명의 형사에 의해 단서들이 제공되며 소년, 아버지, 그리고 영지누나의 관계까지 관람객의 상상은 폭넓게 전파된다.
누구보다 이 작품을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해했던 장진 연출은 관객과의 대화를 직접 기획했다. "관객끼리대화 with 장진"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될 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는 작품에 대해 모두 다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으로 2월 25일(이철민, 김대령 출연)과 3월 6일(박호산, 김무열 출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는 장진 연출이 직접 사회를 맡아 출연배우들, 관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형사의 이야기인 연극 <얼음>은 3월 20일(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