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와 ‘혈의 누’, ‘후궁: 제왕의 첩’을 만든 김대승 감독이 다시 한 번 판타스틱한 사극으로 돌아온다. ‘집으로’로 국민남동생이 된 유승호가 군 제대 후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조선마술사’는 김탁환 작가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책은 처음 나올 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었다. ‘최종병기 활’에서 다루었던 병자호란 뒤 중국 청나라가 조선의 아녀자를 마구 수탈해갈 당시를 시대적 배경으로 ‘기루’에서 판타스틱한 마술을 선보이는 한 마술사(환술사)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 22일(화)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는 올 연말 개봉되는 ‘조선마술사’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유승호는 어린 시절 청나라에서 곽도원의 학대를 받으면 어깨너머로 마술을 배워 조선으로 도망 와서 물랑루라는 기루에서 환술을 선보이며 아픈 과거를 잊으려고 발버둥치는 남자주인공이다. 고아라는 몰락한 양반(잔반)의 딸로, ‘조선공주’로 치장하여 청나라 왕자빈으로 끌려가는 비운의 여인으로 등장한다. 둘은 의주 땅 물랑루에서 운명적으로 마주치게 되고, 복수를 꿈꾸는 악독한 청나라 마술사 곽도원은 여기까지 스며들어온다. 비운의 역사와 비련의 운명, 그리고 비장의 마술쇼가 펼쳐진다.
영화상영이 끝난 뒤 연출을 맡은 김대승 감독과 유승호, 고아라, 이경영, 조윤희, 곽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김대승 감독은 “데뷔작(번지점프를하다)보다 더 떨린다. 기대를 많이 받는 작품이고 배우들과 스탭들이 정말 고생한 작품이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앉았다”며 소감을 말했다. 김 감독은 “가장 대단한 마술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건 나와 상대방을 변화시키는 사랑이 아닐까에 초점을 뒀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유승호는 “20대 남녀 커플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옆에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손도 잡고 싶고 그런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고아라는 “소녀 감성과 함께 여자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알콩달콩하면서 말랑말랑한 장면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많은데 앞으로 보실 관객들이 꼽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에서 청나라까지 ‘공주’를 모시는 호위무사 역의 이경영은 오랜만에 액션연기를 보여준다. “후반부 롱테이크 액션 신을 촬영할 때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나이에 비하면 몸이 가볍지 않았나 싶다”며 자신감을 비췄다.
조윤희는 어린 시절 유승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곽도원의 손아귀를 벗어나 물랑루에서 터를 잡고 조선최고의 명기가 된 인물로 특이하게도 ‘맹인’캐릭터를 연기한다. “맹인학교에서 뵙게 된 맹인 선생님은 눈을 뜨고 생활하며 예상하는 것보다 걷는 것부터 모든 생활을 자유롭게 하셨다. 그래서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거기에 갇혀서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며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곽도원은 또 다시 악역 ‘귀몰’ 역으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유승호를 무지막지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국민배우 최민식 선배님을, ‘변호인’에서는 임시완 씨를 고문한 적이 있다. 드라마 ‘유령’에서 엠블랙의 지오씨를 화장실에서 때린 적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유승호씨를 심하게 공격했다. 이젠 맷집이 강해져서 웬만한 댓글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고 특별한 소감을 밝히기도.
'혈의 누'에서는 사건이 벌어지는 섬, '후궁'에서는 궁,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물랑루'라는 기방이 주요공간으로 등장한다. 김대승 감독은 "이들 공간들은 그냥 공간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황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공간들을 만들려고 했다. 그랬을 때 비로소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럴 수 있는 공간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김탁환 작가의 원작소설과 관련하여서는 “원작과 많이 다르다. 이제 막 10대 후반에 들어선 이 어린 남녀를 벼랑 끝에서 만나게 하고 싶었다. 결국 하려는 얘기는 그래서 ‘너의 가장 대단한 마술은 뭔데?’라고 물어보면 그건 나를 변화시키는 사랑이 아닐까에 초점을 두었다. 원작은 추리에 가까운 부분이 많다. 멜로를 끌고 오려고 새로 구상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선마술사’ 유승호와 ‘조선의 공주’ 고아라는 마지막에 어떻게 될까.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을 잡아내는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김대승 감독이 조선최고의 마술사에 어울리는 판타스틱한 결말을 선사하지 않을까? 관객은 12월 30일 알 수 있다.
조선마술사 (2015년 12월 30일 개봉/12세관람가)
감독: 김대승
출연: 유승호, 고아라, 이경영, 조윤희, 곽도원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위더스필름 홍보:올댓시네마
[사진제공= 위더스필름(제작사) 올댓시네마(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