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기로는 한반도에서 마지막 잡힌(사살된!) 조선호랑이는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였단다. 조선을 마구잡이로 수탈하던 일제가 ‘용맹의 상징’ 조선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 점에 착안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시대적 배경은 1926년. 영화 ‘대호’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몸무게 400kg에 전체 몸 길이 3m 80cm에 육박한다. 물론 CG로 구현된다.
어제(1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대호’의 박훈정 감독과 주연배우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가 참석한 가운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는 12월 16일 개봉된다.
본격적인 제작보고회에 앞서 일본 고관 ‘마에조노’ 역을 맡은 오스기 렌의 영상메시지와 함께 영국 런던 애비로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OST녹음작업 모습이 공개되었다.
‘부당거래’와 ‘악마를 보았다’의 시나리오를 썼고, ‘신세계’로 충무로 조폭영화 목록에 큰 획을 그은 박훈정 감독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호랑이고 굉장히 친숙하면서도 동경의 대상이었던 호랑이의 마지막 모습에 관심이 많아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대호’를 집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넘어져서 허리를 삐끗한 최민식은 제작보고회 내내 고통을 참는 모습을 보였고, 포토타임을 가질 때는 동료배우들의 부축을 받아야했다.
최민식은 조선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을 연기한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기라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인간의 업’에 대한 소재에 마음이 끌렸다. 사냥꾼이란 산 생명을 죽여야만 하는 직업이다. 그러한 삶을 평생 살아온 사람의 결말이 서글펐다.”며 “요즘 같이 언어의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어떤 행위에 따른 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천만덕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일제의 착취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넘어서 ‘대호’가 이야기하려 하는 철학적 가치를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작품에 의미를 두었다.
한편 천만덕이라는 극중 이름 때문에 ‘천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이 나오자 최민식은 “예상했던 질문이다. 그래서 답변도 미리 준비해두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라고 대답하여 현장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조선 포수대의 도포수 구경 역을 맡은 정만식은 “최민식 선배가 한다고 해서 시나리오도 안 읽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칠구 역의 김상호는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가슴이 떨렸다. 호랑이를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가슴이 떨렸고, ‘칠구’라는 인물이 살았던 일제강점기를 표현하는 것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최민식은 '대호'에서의 호랑이CG에 대해 "이 영화의 진짜주인공 대호는 CG다. 아직 대호의 완성된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예고편에서 본 게 다인데 아주 궁금하다”면서 "CG로 어떻게 나오든 이 영화는 강력한 드라마, 휴먼 드라마가 이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천만덕의 가치관 세계관, 생을 살아가는 천만덕의 태도에 더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보다 ‘대호’의 시나리오를 먼저 썼었다.”면서 “당시, 이 작품을 쓸 때는 정말로 영화로 만들어질까 생각했었다. 결국 시나리오가 돌고 돌아 내가 이 작품을 감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대호'의 투자배급사인 NEW는 지난 4일 미국 LA에서 열린 AFM(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KBS아메리카'(대표 유건식)와 북미배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호'는 KBS아메리카의 유통채널을 통해 북미지역 극장과 DVD발매, 북미 방송네트워크를 통해 영화팬들에게 소개된다.
대호 (2015년 12월 16일 개봉예정)
감독: 박훈정
출연: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성유빈 오스기 렌 정석원 김홍파 라미란 이은우
제공/배급: NEW 제작: 사나이픽처스 홍보: 앤드크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