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팬들은 홍상수 영화와 김기덕 영화만 볼까. 콧대 높은 프랑스 영화 팬들을 위해 한국영화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영화제가 있다. 바로 ‘파리한국영화제’(▶홈페이지 바로가기)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파리 현지시각으로 어제(27일)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제 10회 파리한국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류승완 감독,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등이 참석해 10주년을 축하했다.
개막작품은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선정되었고, 3일 폐막작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가 상영된다.
올해 파리한국영화제에서는 장편 27편, 단편 31편 등 총 58편의 한국영화가 5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 '페이사쥬' 섹션에서는 영화 ‘암살’, ‘스물’, ‘무뢰한’, ‘소셜 포비아’, ‘카트’, ‘산다’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소개된다. 그 동안 파리한국영화제는 단순히 한국의 신작/흥행작만을 보여주는 쇼케이스장은 아니었다. 한국영화입문의 역할을 하는 영화제답게 상영작품들은 다채롭고 흥미롭다.
주목받는 신예감독의 전작을 소개하는 '포트레' 섹션에서는 ‘철원기행’의 김대환 감독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한 한형모 감독의 ‘청춘쌍곡선’(56), 김응천 감독의 ‘그녀와의 마지막 춤을’(88),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94) 같은 작품들이 한국 고전영화를 재발견하는 '클래식' 섹션에서 상영된다. ‘플라이 아시아나’ 섹션에서는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 소개된다. 장재현 감독이 누구냐고? 곧 개봉되는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로 장편영화 데뷔를 하는 신인감독이다. 그런데 이번 파리한국영화제에서는 ‘검은 사제들’의 원안이 된 단편 ‘12번째 보조사제’와 ‘버스’, ‘인도에서 온 말리’ 등 그의 단편연출작들이 소개된다. 놀라지 마시길. 양병간 감독의 ‘무서운 집’도 이번 영화제를 통해 프랑스 영화팬을 찾는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제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파리한국영화제는 2012년 ‘파리한불영화제’에서 ‘파리한국영화제’로 이름을 바꿨으며 2013년부터는 상영관을 파리의 랜드마크이자 하루 평균 3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샹젤리제 거리로 옮겨왔다. 그러면서 수용 가능한 관객 수도 자연히 증가하게 되었다. 2006년 당시 5백여 명에 불과했던 영화제 관객 수가 9회 째인 작년에는 1만 2천여명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올해가 한불 상호교류의 해인만큼 현재 프랑스에서는 크고 작은 한국관련 문화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파리한국영화제는 1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중요 행사 중에 하나이며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인증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영화제는 11월 3일까지 8일간 이어지며 폐막작은 홍상수 감독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선정되었다.
영화제 공식트레일러는 의외이다!
[사진제공=파리한국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