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은 ‘인어공주’는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물고기의 형상이다. 그런데, 1934년에 발표한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미스터리한 그림은 그 반대이다. 화가는 이 그림에 ‘Collective Invention’(집단적 발명)라는 제목을 붙여 더욱 많은 화제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그런데 그 후 80년, 대한민국에서 그 제목(영어제목)을 붙인 영화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제목은 ‘돌연변이’. 신인감독 권오광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지난 주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후 10월 국내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제(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권오광 감독과 주연배우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광수가 ‘돌연변이’ 물고기인간 역을 맡았다.
영화는 한 평범한 청년 박구(이광수)는 아르바이트로 한 제약회사의 생동성실험에 참여하면서 생기는 ‘의학사고’를 다룬다. 그저 약을 먹고 잠만 자면 될 줄 알았는데 실험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되고 만다. 이상하게 생긴 박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생선인간 박구 신드롬’이라는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지는데..
토론토영화제에 참석하여 ‘아시아의 프린스’라는 호칭이 그냥 붙은 것이 아님을 증명한 이광수는 “주변에서 저를 보고 ‘사람 외에는 다 어울린다’고 한다”며 물고기인간 연기에 만족을 표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다시 올까 싶었다.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박보영은 박구의 친구로 나온다. “내가 연기한 주진 역은 다소 폭력적인 성향도 있고 독특하다. 조금은 이상한 친구”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주진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생선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고 극히 현실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날 박보영에 대해서는 감독과 배우가 한 목소리로 “존재자체가 사랑스럽다”고 격찬.
이천희는 생선인간이 된 박구를 취재하는 인턴기자로 등장한다. “감정 신을 찍을 때 날씨가 무척 추웠다. 하루는 너무 추워서 눈물을 흘리면 눈물이 얼 정도였다”고 전했다.
물고기인간으로 생선머리(정확히는 생선대가리) 분장을 해야 했던 이광수는 얼굴연기는 고사하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생선 탈을 쓰면 숨도 잘 안 쉬어진다. 산소통으로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함께 공연한 박보영은 밝혔다.
권오광 감독은 지난 2013년 제 6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이프’로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었다. ‘돌연변이’는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내달 열리는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받아 3일과 8일, 두 차례 상영된다. 국내정식개봉은 10월 22일. (영화/박재환)
제목: 돌연변이
감독: 권오광
출연: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
제작: 영화사 우상 공동제작: 피데스스파티윰 제공/배급: 필라멘트픽쳐스 홍보: 올댓시네마
[사진제공=영화사/홍보사(올댓시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