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많은 국제영화제 중 가장 장르적 특성을 살린 영화제는 호러와 판타지영화에 방점을 찍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음악영화에 공을 들이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다. 지난 14일(화)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최와 관련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13일에서18일까지 6일간 충북 제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제천음악영화제에서는 25개국으로부터 출품된 101편(장편 53편, 단편 48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한국독립영화계의 장인인 김대현 감독의 '다방의 푸른 꿈'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1950년대 말부터 미8군과 극장무대를 거쳐 미국까지 진출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 보컬그룹인 '김시스터즈'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김대현 감독은 “제목으로 쓰인 ‘다방의 푸른 꿈’은 김해송 작곡가가 만들어 이난영이 1930년대에 부른 재즈풍 노래로 지금 들어도 세련된 곡이다.”고 소개했다. 김해송과 이난영의 딸과 조카가 뭉친 그룹이 김시스터즈이다. “김시스터즈는 지금 70대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헝가리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는 그룹 비틀스를 동경한 소년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은 '비틀스', 감독 특유의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신비로움을 배가한 '카라 오케스트라', 재즈의 거장 클라크 테리와 시각장애인 영재 피아니스트 저스틴 코프린의 우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킵 온 키핑 온' 등 총 7편이 올랐다.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영화상영 전에 잠깐 상영될 공식트레일러는 ‘한공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이수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수진 감독은 문인수 시인의 시집 ‘쉬’의 표제작 ‘쉬’를 바탕으로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잔잔한 영상미를 선사한다. 안성기가 출연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시네마 콘서트’ 섹션에서는 무성 영화시대를 풍미했던 해롤드 로이드 주연의 ‘오페라의 유령’과 ‘마마보이 해롤드’가 무성영화 전문 연주자 도날드 소신과 조안나 시튼의 연주와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11주년을 맞아 특별기획한 ‘주제와 변주’ 섹션에서는 ‘발레 영화 특별전’을 준비했다.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로 활동했던 아녜스 르테스튀와 에뜨왈 율리아나 로파트키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파리오페라 발레의 별, 아녜스’와 ‘마린스키의 전설, 율리아나 로파트키나’ 등 총 6편이 상영된다.
음악 영화제답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도 풍성하다.
영화제가 열리는 8월 14~16일 청풍호반 무대에서 개최되는 '원 썸머 나잇'에서는 이승환, 솔루션스, 혁오, 정엽, 시오엔, DJ.DOC, 노라조, 술탄오브더디스코 등이 무대를 꾸민다.
또 의림지 무대에서 열리는 '의리 썸머 나잇'에서는 블루스, 탱고, 록,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 음악이 펼쳐진다.
매년 한국 영화음악 분야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영화음악 감독에게 주는 '제천영화음악상'은 30여 편의 영화음악으로 한국 영화음악 시장의 저변을 확대한 이병우 음악감독에게 돌아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 말미에서는 영화제 홍보대사에 대한 위촉장 수여식이 열렸다. 슈퍼주니어 최시원과 시크릿 한선화가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