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들의 저녁식사’(98)에서 ‘그때 그 사람들’(04)을 거쳐 ‘하녀’(10), ‘돈의 맛’(12)까지. 내놓는 영화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이 어제(17일) 기자시사회를 갖고 그 베일을 벗었다. 임상수 감독은 “어깨에 힘 빼고 찍었고, 거창한 메시지나 숨은 뜻, 그런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눈은 여전히 매서웠다.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한 시사회는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런데 어제 시사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었다. 그만큼 요즘 극장가에 내걸릴 영화가 많이 밀렸다는 말이다. CGV왕십리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임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류승범, 고준희가 참석하였다. 영화는 다음 주(25일) 개봉된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출처가 불명확한 깨끗하지 못한 엄청난 금액의 돈을 회장의 하수인(임상수 감독이 직접 연기)이 배달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다. 차는 폐차장으로 가고, 의문의 돈가방을 둘러싸고 수상쩍은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억압받던 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첫 질문부터 임상수 감독에게 “그 장면의 의미가 무엇이죠?”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임상수 감독은 “사과는 별 의미가 없다. 류승범의 헬멧은 즉흥적인 연출이었지만 싸울 때 유용하게 쓰였다.”고 대답했다. 이어 돈가방을 두고 내분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캐릭터들이 순수한 영혼들이라고 했다. 네 명의 악당들이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면서 가슴 벅찬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블랙코미디를 계속 하다 보니 내 자신이 점점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사회비판도 좋지만 어깨에 힘을 빼고 유쾌하고 밝은 영화를 내놓고 싶었다. 그동안 좋아하는 액션영화를 찍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류승범은 자신이 맡은 지누라는 캐릭터에 대해 “닮고 싶은 캐릭터이면서 친구가 되고 싶은 인물이다. 지누라는 캐릭터를 만나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액션연기에 도전한 고준희는 “임상수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어 액션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해보니 나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굉장히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승범은 “이 영화가 하루를 살더라도 즐겁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최고라는 속 시원한 에너지를 마구 뿜어내는 영화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고준희는 “시원한 탄산수처럼 머리끝까지 짜릿해지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제 저녁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VIP시사회가 열렸다. VIP시사회에는 이정재, 임수정, 지진희, 김효진, 고아성, 조은지, 오정세, 최동훈 감독, 류승완 감독, 장기하와 얼굴들, 샘 해밍턴 등 연예계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임상수 감독의 갑작스런 스타일리쉬 액션코미디 ‘나의 절친 악당들’은 6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