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생활을 오래 하다 영화가 너무 좋아 뒤늦게 영화판을 뛰어든 신수원 감독. 긁어모은 4700만 원으로 완성시킨 첫 번째 영화 ‘레인보우’로 평단의 갈채를 받으며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단편 ‘순환선’과 장편 ‘명왕성’으로 각각 칸과 베를린에서 호평을 받았다. 신수원 감독은 지난 달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 다시 한 번 초청받았다. 세 번째 장편 ‘마돈나’가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서 공식 초청된 것이다. 어제(11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 영화 ‘마돈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신수원 감독과 주연배우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참석한 이날 시사회에는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이 몰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짐작케 했다.
영화는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이 병원특실에 10년째 누워있는 전신마비 환자(유순철)을 맡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병원장 상우(김영민)는 아버지의 재산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식물인간 신세인 아버지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으로 노숙자의 심장을 이식해서라도 말이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사고환자 미나(권소현)가 실려 오고 해림은 미나의 가족을 찾다가 미나의 놀라운 과거를 조금씩 알게 된다.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미나의 과거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신수원 감독은 이런 어두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느 순간부터 길거리에 노숙자, 젊은 여자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저 여자들 밤에 어디 가지? 어디서 잘까? 생각하게 되었고 이 세상에서 내팽개쳐진 쓰레기 같은 존재, 사실 우리 사회가 점점 그렇게 만들고 있다.”며 “노숙자나 이런 분들을 보면서 동정심도 느끼지만, 동시에 어떤 공포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그 공포감에서부터 이 영화를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돈나’의 과거를 추적하는 간호조무사 ‘해림’ 역을 맡은 서영희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걱정부터 털어놓았다. “과연 내가 표현한 것이 맞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나의 시선을 따라와 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다.”며 “나는 ‘마돈나’를 그냥 열심히 따라다니고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극, 뮤지컬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계 신성으로 떠오른 권소현은 영화 속 폭식 장면에 대해 “미나는 아픔을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먹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미나는 인물이 소극적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 아이를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본인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는 굉장히 치열한 아이라고 느껴졌다.”며 “관객 분들이 내가 표현하는 미나를 보고 더 답답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극 중 ‘마돈나’의 생명을 아버지의 심장이식 수술에 이용하려는 냉혈한 재벌 2세 ‘상우’를 연기한 김영민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건 역시 ‘미나’의 아픔, ‘해림’이의 아픔 때문이었다. 우리 누구나 내 마음 안에 가질 수 있는 인간적인 욕망, 더러운 마음, 욕심 이런 것들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신수원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마돈나’는 7월 2일 개봉한다.
마돈나 (2015년 7월 2일 개봉예정)
감독: 신수원 출연: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 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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