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나 깐느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말고, 자국영화를 대상으로 열리는 영화 시상식은 각 나라마다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종상, 청룡영화상 등이 있고, 프랑스에는 세자르상, 미국에는 아카데미상이 있다. 홍콩에는? 홍콩에서 해마다 열리는 영화시상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금상장 영화시상식(香港電影金像獎/Hong Kong Film Awards)이다. 어제(19일), 홍콩문화중심 대극장에서는 제 34회 금상장 시상식이 열렸다. 한때 홍콩영화의 황금기에 왕가위, 주성치, 양조위, 장국영, 장만옥, 성룡 등 숱한 별들이 주름잡던 그 홍콩 금상장은 요즘 어떤 영화가, 어떤 배우가 상찬을 받을까.
어제 시상식에서는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던 문예드라마 '황금시대'가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허안화),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하며 최고의 작품이 되었다. '황금시대'는 1930~40년대 중국대륙이 건곤일척의 전쟁을 펼칠 때 여성작가 샤오홍의 파란만장한 삶을 극화한 작품이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었다.
남우주연상은 '절청풍운3'의 유청운이, 여우주연상은 '사랑하는(親愛的)'의 조미에게 돌아갔다. 유청운은 2007년 '유명해 질거야'(我要成名) 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두 번 째 수상. 올해 유청운은 '절청풍운3'와 '폭풍어' 두 작품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유청운은 수상소감으로 "아내가 무척 고맙다. 매번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어딘지를 모르고 헤맬 때 아내는 매번 안전하게 지구를 돌아오는 법을 알려준다."고 수상소감을 밝히기도.
감독상은 ‘황금시대’의 허안화 감독이 차지했다. 허 감독은 ‘투분노해’, ‘여인사십’, ‘천수위의 낮과 밤’, ‘심플 라이프’에 이어 금상장 감독상만 다섯 번 수상했다.
남우조연상은 올해 80살의 베테랑 배우 증강(曾江)이 '절청풍운3'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수상 후 "무척 기쁘다. 근데 더 젊은 사람에게 이 상을 주었으면 의미가 깊었을 것 같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올해 혜성같이 등장한 여배우 왕완지(王菀之)는 ‘금계sss'(金鷄sss)로 여우조연상과 신인상 두 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놀랍게도 왕완지는 'Delete애인', '이별 100차례'라는 작품까지 신인상 후보에 오른 상태였기에, 무려 2개, 4개의 후보에 올랐었다.
중화권 최고의 영화를 뽑은 '최우수양안중국어영화상에는 장예모 감독의 '5일의 마중'(귀래)이 차지했다.
한편 작년 금상장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가 무려 12개 부문을 싹쓸이하면서 ‘금상장 위기론‘과 함께 ’홍콩영화 절망론‘이 일었다. 홍콩의 영화인들이 대거 중국영화계로 진출하면서 ’순정 홍콩영화‘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 올해도 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없어보인다.
또한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상편)이 편집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2015년 34회 홍콩 금상장 영화시상식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황금시대 (黄金时代)
감독상: 허안화 (황금시대)
남우주연상: 유청운 (절청풍운3 窃听风云3)
여우주연상: 조미 (친애적)
남우조연상: 증강 (절청풍운3)
영우조연상: 王菀之 (金鸡SSS)
신인감독상: 이광요(李光耀) 폭풍어(暴疯语)
각본상: 맥조휘, 장문강 (절청풍운3)
최우수양안중국어영화: 5일의 마중(归来)
음악상 미드나이트 애프터 (那夜凌晨,我坐上了旺角开往大埔的红VAN)
주제가상: 目的地 (香港仔)
촬영상: 황금시대
편집상: 태평륜
미술감독상: 황금시대
의상상: 황금시대
시각효과상: 황비홍영웅유몽
음향효과상: 태평륜
액션감독상: 견자단 동위 원빈 엄화 (일개인적무림)
전업정신상: 이곤룡(李坤龙)
영화 '황금시대' 예고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