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에서 국보급 목소리의 소유자 양희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24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시즌 3에서 ‘한국 포크 음악 전설’ 양희은이 출연해 음악과 함께하는 감성 대화를 펼쳤다. 데뷔 51년차 양희은은 자신의 음악 인생을 돌아보며 그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날 양희은은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어머니 음성이 그렇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하셨고, 아버지가 딸들을 세워놓고 노래시키는 걸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육촌 언니 도시락 갖다 주는 집안 식구를 따라서 학교 구경을 갔다. 도시락을 내미는데 언니가 들어와서 노래를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언니, 오빠들이 박수를 치며 연필, 구슬, 지우개 등 현물 개런티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희은은 “어릴 적 꿈은 코미디언이었고 되게 웃겼다. 여자 구봉서였다”며 “학교에서 되게 별난 짓 많이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연필 사각사각 소리만 들리고 너무 조용해서 ‘너무 조용해! 나 노래할게! 노래 좀 들어라’ 이러고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친구들 모두가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꿈을 만나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시절 라디오 방송국에 가면서였다고 전했다. 민속 무용 경연 대회에 쓸 음악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방송국에 직행한 것. 그때 양희은은 “방송국을 구경하다보니 ‘이 일을 하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라디오 PD 직업을 꿈꿨다. 신방과를 지원했다가 낙방하고 재수한 뒤 사학과에 들어갔다. 좋은 PD가 되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양희은은 히트곡 ‘아침 이슬’ 탄생 비화를 밝혔다. 양희은의 대표곡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1971년 발표한 데뷔곡 ‘아침 이슬’이다. ‘아침 이슬’은 민주화의 상징적인 곡으로 불렸다. 암울한 시절 금지곡으로까지 지정됐던 이 노래는 계속해 사람들에게 불리며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명곡이 됐다.
양희은은 데뷔곡 ‘아침 이슬’이 처음부터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었다는 비하인드를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양희은은 우연한 계기로 선배 김민기가 부르는 ‘아침 이슬’을 듣게 됐고, 공연 후 찢어진 악보를 주워 왔다고 밝혔다.
이후 양희은은 1집을 낼 때, 김민기에게 ‘아침 이슬’을 부르고 싶다고 말했고 김민기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양희은은 “유학 갔던 선배가 말해주기를 김민기의 ‘아침 이슬’을 들으면 ‘여기 떨어져 죽어버리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양희은의 ‘아침 이슬’을 들으면 ‘그래 견뎌봐야지’라고 생각했다더라”고 말해 모두의 공감을 유발했다.
청바지를 입은 이유에 대해서 양희은은 “솔직히 스타킹을 감당할 재력이 없었다. 스타킹은 한 번 긁히면 올이 나가고 새로 사야 하니까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선물로 청바지를 사줬다”고 밝혔다.
그 때문에 원로 가수들의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고백하며 “어디서 무대에 운동화를 신고, 청바지를 입느냐며 대노하신 선배 가수분들이 계셨다. 선배 입장에서는 무대가 성스러운 곳인데 정말 극진한 차림으로 정성을 다하는 감수성을 생각하면 전 고약한 거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 단독 토크쇼의 명맥을 묵직하게 이어가는 토크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