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월 13일 아침,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박정희 대통령 피살 당시 김재규와 공모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것. 그를 체포한 사람은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있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이었다. 소장이었던 전두환이 대장 정승화를 불법적으로 체포한 군(軍) 사상 초유의 하극상이자 군사 반란이었다. 전두환은 왜 정승화를 체포했고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게 되었을까? 제5공화국의 서막을 알린 12.12 사태에 대해 낱낱이 알아본다.
전두환이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0.26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위해서였다. 당시에도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가지고 있던 그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등장이었지만 사실 물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권력의 중심으로 향하는 단계를 밟고 있었다. 5·16 쿠데타 당시 육사 생도들을 동원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눈에 띄었던 전두환.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정계 진출 제안까지 거절하며 군에 남아 충성을 보인 전두환은 군 내 박정희를 위한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권력 쟁취 행보를 이어간다.
10.26 사건 이후 본인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걱정한 전두환과 하나회. 위기의식을 느낀 이들은 사전 모의를 통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는 작전을 전개하고자 한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체포와 동시에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내야 하는 작전. 정승화 체포 조가 정승화 총장의 공관에서 무력으로 정승화를 체포하는 동안 전두환은 최규하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한다. 촌각을 다투던 작전 상황 중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가 바로 떨어지지 않는데.. 결국 불법적으로 정승화를 체포해 반란군이 된 이들!
긴박했던 그날의 상황은 26일(화) 밤 10시 방송되는 <역사저널 그날> '전두환 정권의 서막 암호명 생일집 잔치, 12.12 군사 반란'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