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로버트 갈루치 전(前)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북한을 일본과 같은 “핵휴면국가(Recessed Nuclear Weapons State)”로 받아들여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저녁 방송되는 KBS 국제방송(KBS 월드라디오) 영어 시사프로그램 <코리아24> 특별 좌담에 출연한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94년 북한과 제네바 협의를 도출하는 등 다양한 핵협상을 주도한 장본인인 갈루치 前 차관보는 토론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을 신고하고 외부 조사를 허용하더라도 한국, 미국, 또는 IAEA 등 어떤 기관도 북한의 완벽한 비핵화를 검증할 수 없을 것이며 북한은 언제든 핵개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갈루치 前 차관보는 그러나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등 완벽한 핵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핵휴면국가” 일본의 예를 들면서, 북한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비핵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에서 전화로 토론에 참여한 갈루치 前 차관보는 또,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을 목표로 하고 미국과 북한이 동시적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오랜 기간을 두고 투명한 방식으로 공조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핵 협상이 난항에 빠진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문제 처리 방식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면서, 종전선언이 어떠한 구체적 내용으로 도출될지 그 내용에 따라 향후 북미 관계와 북핵 협상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중국이 핵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것을 두고 미중 무역 문제를 북핵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KBS 월드라디오 영어방송 <코리아24>는 론칭 1주년을 맞아 9월4일부터 사흘간 “동북아 안보,” “보호무역과 소득주도성장” 그리고 “공여국 한국의 역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놓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3회에 걸친 심층 토론을 진행한다.
동북아 안보를 주제로 한 토론은 4일 오후 7시 10분부터 8시까지 KBS 라디오 모바일 앱 <콩>을 통해 국내에서도 청취가 가능하며, 이후 단파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방송된다.
1953년 “자유대한의 소리(Voice of Free Korea)”로 첫 방송을 시작한 KBS 월드라디오는 영어를 포함한 11개 언어 방송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독일어, 베트남어)로 전세계에 단파, AM, FM, 인터넷, 모바일 채널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