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한다면, 지금 이 책들에 주목해도 좋다. 우리가 아는 영화와 감독, 혹은 모르는 영화와 감독일지라도 영화라는 그 자체의 경험을 소중히 하는 이들이 이 책들을 만난다면 밤을 새워 페이지를 넘길 정도로 흠뻑 빠져들 것이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주성철 (글) / 씨네21북스 (출판) / 424p (분량)
'방구석 1열', '무비건조'의 패널이자 수많은 영화 관련 콘텐츠를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법한 주성철 평론가의 첫 영화평론집이다. 마치 박물관처럼 이 책은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이라는 섹션으로 나눠져 독자들에게 그 주제에 맞는 영화 이야기들을 전시한다.
마치 큐레이터의 안내 아래 영화라는 가장 강렬한 예술을 느끼는 이 경험은 꽤 인상 깊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미 아는 영화일지라도, 모르는 영화일지라도 함께 사유하고 사고관을 확장시키는 경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그렇게 모든 전시관을 관람한 후에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영화적인 수다는 다시 그 영화를 찾아보게 만든다. 어떠한 기억을 떠올렸을 때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이 더 강렬하게 남는 것처럼, 이 책 또한 그러한 힘을 품고 있다.
책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민용준 (글) 장성용 (사진) / 진풍경 (출판) / 680p (분량)
'민용준 인터뷰집'이라는 부제가 표지에 붙여진 이 책은 '무비스트' 영화 전문기자로 경력을 시작해 매거진 '비욘드', '엘르' 에디터를 거쳐 '에스콰이어' 피처-디지털 디렉터로 대중문화 칼럼을 썼으며 현재 프리랜서 영화 저널리스트이자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민용준 평론가가 직접 인터뷰한 13인의 감독, 15번의 만남, 그리고 총 34시간 4분 50초간의 대화가 담겨 있다.
영화계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벌새'의 김보라 감독,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부터 영화계에 있다면 누구나 거장으로 꼽을만한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과의 인터뷰까지. 나이대와 경력에 상관없이 다양한 세계관을 지닌 감독들과의 대화는 흥미를 유발한다. 더불어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라는 제목처럼 감독과의 대화가 필자에게 이어지고, 또 그 필자가 발간한 책이 독자들의 마음과 공명하길 바라는 마음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