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방식마저도 유쾌한 배우 김태리는 이번 겨울 1998년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출연했다.
김태리가 연기한 그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희도라는 인물은 코믹하다가도 진지하고 진취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인터뷰를 통해 김태리의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 희도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봤다.
Q. 드라마 촬영 중 많은 동료 연기자나 선배님들에게 연락이 왔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이가 있는가?
김의성 선배님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한다. 보고싶다.(웃음) 다른 선배님들도 많은데 다 말하기는 좀 그러니까 김의성 선배님으로 퉁 치면 좋겠다.(웃음)
Q. 희도를 연기하면서 펜싱이라는 종목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는가?
펜싱을 내가 배우면서도 그 짧은 기간에도 성장한다는 것을 느꼈다. '재능이 있다가도 왜 이렇게 못 따라오는 것 같지?'라는, 그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느꼈다. 초반에는 그랬는데 후반 들어가니까 본능적으로 했던 것들이 독이 되더라. 훨씬 더 공부하고 들어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희도라는 인물은 밝고 유쾌하다. 지금 엿보이는 본인의 성격과도 비슷한 것 같다.
희도는 혼자지만 충분한 사람을 받지 않았어도 밝게 성장했다. 나도 그랬다. 일단 저질러 보는 스타일인데 희도도 그렇다. 경기 운영하는 거 못하지 않나.(웃음)
구김살이 없어서 실패나 좌절이 있어도 땅굴을 파지 않는다. 내 인생은 왜 이렇지 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땅굴을 안 파는 점이 나와는 다르다. 나도 그러고 싶다.
Q. 땅굴을 판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워낙 유쾌한 성격이라서 생각하지 못했던 답변인 것 같다. 혹시 일상에서 기분이 다운된 것 같을 때 그것을 극복하고 이기는 특별한 방식이 있는가?
기본적으로는 무언가를 하는 것, 'Do Something(무언가를 한다)'이 최고인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스트레스 받는 주제가 아니어야 한다. 스트레스 받는 것이 연기면 그것 외에 아무거나 해야 한다. 그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Q. 유쾌한 성격이 촬영장에서도 많은 에너지를 줬을 것 같다. 촬영장 분위기가 다운됐을 때 자신의 성격이 한몫해서 분위기를 살렸던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부분에서 스태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그런 것을 진짜 못한다. 남주혁 배우는 그런 것을 너무 잘 한다. 이때까지 촬영장 분위기를 살리는 것을 잘하는 선배님들을 만난 작품만 해선지 나는 그런 것을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
Q. 비슷한 나이의 동료 배우들, 특히 보나와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였는데 호흡한 소감이 어떠한가?
내가 세상에서 존경하는 직업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코미디언이고, 하나는 아이돌이다. 그것이 쉽지 않다. 사람을 웃기는 것과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 정말 존경스럽다. 그것을 하다가 온 친구라서 존경한다.
그리고 멘탈이 강하다. 나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한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하지만 그 친구는 어린 시절부터 싸워온 것 같다. 거기서 오는 경력의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웃음) 초반에는 조언을 내가 해줬는데 나중에 갈수록 조언을 할 필요가 없었다. 현장 분위기에 압도당했을 뿐이지 이미 알고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던 친구였던 것 같다.
Q. 함께 호흡한 상대역인 남주혁 배우와는 어땠는가?
주혁이가 이 말을 안 좋아하는데 성장캐인 것 같다. 왜 안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는데(웃음) 너무 잘 한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크다. 연기를 사랑하니까 성장할 수밖에 없다.
Q.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것이구나'라고 끝맺은 것 같다. 하지만 시청자로서 생각한다면 눈물 줄줄이다.(웃음)
Q. 희도를 통해 개인적으로 변하거나 성장한 부분이 있는가?
내가 메모장에 여러 번 썼다. '희도야 미안해'라고 썼다.(웃음) 메이킹 인터뷰 할 때도 희도한테 미안하다는 이야기 많이 했다. 나에게 과분했던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만나서 너무 영광이었다. 정말 손에 꼽힐 좋은 캐릭터였다. 그것을 내가 더 멋있는 아이로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한 점은 있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청춘들이 공감과 위로를 받았을 것 같다. 작품의 메시지를 넘어 본인이 희도를 통해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코치가 희도에게 "이기면 마음껏 기뻐하고 지면 마음껏 좌절해라. 그게 스포츠의 재밌는 점 아니겠냐"라고 말하는 대사를 좋아한다. 있는 힘껏 좋아하고 있는 힘껏 좌절해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무언가를 미친듯이 좋아하고 아프고 상처받고 어디까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청춘들이 그 대사처럼 마음껏 느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