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어도 기록에도 남지 못하며, 조직 내에서도 성별과 신체적 한계를 이유로 배척당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를 이어나가는 요원들이 있다.
영화 '355'(감독 사이먼 킨버그)는 인류를 위협하며 세계 3차 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이버 무기인 드라이브를 찾기 위해 투입된 CIA 요원 메이스(제시카 차스테인 분)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이스는 처음에 드라이브를 찾는 과정에서 마리(다이앤 크루거 분)와 임무가 겹쳐 서로를 적대하게 되지만 오해를 풀고난 후 같은 적을 처치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이후 리더 메이스의 지휘 아래 힘을 합친 카디자(루피타 뇽오 분)를 비롯한 여성 요원들은 드라이브의 행방을 찾아 치열한 고군분투를 펼친다.
'355'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강도 높은 액션신이다. 제시카 차스테인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피 튀기는 액션신을 소화한다. 총은 물론이며 칼, 맨주먹, 그리고 판빙빙의 경우 장대를 이용한 전투를 선보이는데 이는 한 편의 무협 영화를 보는 듯 하다.
남성과 붙음에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신체적인 한계와 편견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은 여성이 지닌 강인함 그 자체를 보여준다. '오션스' 시리즈의 여성 편이라고 불렸던 '오션스8'(감독 게리 로스 분)에서 부족한 워맨스나 고구마 전개에 실망을 느꼈던 관객들이라면 '355'에서는 그를 뛰어넘는 강인한 워맨스로부터 탄생한 연대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제의 드라이브를 쫓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서사에서 군데군데 구멍난 개연성과 행사장에 힐과 드레스를 차려입고 액션을 선보이는 첩보물 클리셰가 난무하지만 이마저도 압도적이고 창의적인 액션신이 무마시킨다.
인류가 가진 모든 다름을 뛰어 넘어 함께 힘을 합치는 모습은 그들이 또 한번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가 담긴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2월 9일 개봉.